혼자 외로워도 이웃을 살펴온 장말연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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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외로워도 이웃을 살펴온 장말연 할머니
  • 고정선 시민기자
  • 승인 2020.08.2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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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버려진 아이 자식으로 키운 남다른 온정

 몇 살인지도 모르는 나이에 부모님과 오빠를 따라 일본에 갔다 8살의 나이에 해방이 되면서 돌아왔으나 불과 8년 후인 16살의 젊은 나이에 가족을 모두 잃고 평생을 보은에서 온정을 베풀며 살아온 할머니가 있다.
 장말연(83) 할머니가 그분이다.
 장 할머니는 1937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불과 2~3살이었던 나이에 벌어먹고 살기위한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언니, 오빠와 함께 전 가족이 일본의 오사까로 떠났다.
장 할머니는 “일본인노동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인건비를 받고 아버지는 탄광에서 엄마는 식당 잡일 등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8살이 되던 1945년 해방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와 부산에서 살던 과정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외로움과 병에 지친 아버지도 불과 한두 해 후에 돌아가셨다.
오빠의 손에 이끌려 여수시로 이사해 살았으나 어려움에 지친 오빠도 , 언니도 모두 잃었다.
그때 나이가 16살이었다. 8살에 한국에 온 후 불과 8년 만에 가족 모두를 잃고 만 것이다.
 혼자가 된 장말연 할머니는 친구와 친구의 오빠 손에 이끌려 1953년 보은 속리산을 찾았다.
친구와 친구오빠들은 6.25전쟁을 피해 여수로 피난을 온 것이었다.
가진 것 하나 없고 혼자인 장 할머니는 살아야 했다.
식당일에 관광객이 버린 빈병 등을 주워팔며 근근덕신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 속에서도 혼자가 되어 생활이 어려운 6명의 아이들 양자삼아 키워냈다.
이들을 키우기 위해 악착같이 일했고 쉬는 날 없이 일하다보니 세월이 흘러 어느새 50이 넘은 나이가 되어있었고 또다시 주변에는 아이들도 없고 남편도 없는 외톨이가 됐다.
“그렇게 땀 흘려 키운 6명의 아이들은 2명은 사망하고 4명은 지들의 실제엄마가 아니라고 모두가 외면하고 연락초차 없다”는 것이 장 할머니의 안타까운 하소연이다.
 아무도 없는 장 할머니는 주머니에 뭐가 생기면 이웃을 살피고 도우며 살았다.
식당일, 속리산상가의 쓰레기줍기, 공중화장실청소 등의 생활을 하면서도 힘들게 마련한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라며 전달해 이웃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옛 추억을 생각한 장말연 할머니는 “정 많고 인심 좋은 우리 보은군은 정말 좋은 곳”이라며 “다시 태어나도 보은에 태어나 그때는 결혼하고 자식 낳아 잘 살아보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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