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문화 이젠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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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문화 이젠 바꾸자
  • 보은신문
  • 승인 1997.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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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회 속리축전과 군민체전을 치르면서 좀 활동한다 싶은 기관단체장들은 20여개의 봉투는 넉넉히 준비했어야 한다. 속리축전 기간중에 실시되는 소소한 행사장입구마다 접수대가 먼저 반긴다. 미쳐 봉투를 준비하지 못한 기관단체장들은 쭈빗거리며 입장하기가 일쑤고 아예 행사장 참석을 외면하는 기관단체장도 부지기수다.

행사장에 참가해 전시품이 무엇인지 행사를 감상하고 즐길 겨를도 없이 봉투접수만이 목적이다. 부랴부랴 접수대가 마련돼 있는 다른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에 바쁘다. 행사장을 찾아 접수시키는 봉투 말고도 강압은 아니지만 체면치례로 낸 후원금까지 합치면 기백만원에 달하니 이것은 축제가 아니라 눈뜨고 강도당하는 기분이라는 눈뜨고 강도당하는 기분이라는 넋두리까지 나올 듯 하다.

어디 속리축전 뿐이랴. 그동안 3월 들어서면서 각급 기관단체에서 치르는 행사가 줄을 서 일요일도 반납한체 봉투를 상납해야 하는 기관단체장들의 불만과 불평은 눈물겨울 정도다. 또 봉투에 얼마를 넣느냐에 따라 후문까지 시달려야 한다. 모모한 기관단체장이 겨우 봉투에 얼마밖에 넣지 않았다느니 어디는 봉투를 하고 어디는 안했다느니 등등의 후문들 때문에 봉투를 앞에 놓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니 우연만한 단체장을 맡아 한 해동안의 임기를 치르면 3천만원을 쓸 생각을 해야한다니 단체장 품귀현상이 나타나는게 당연. 어떤 행사에서는 봉투를 접수한 사람들에게만 기념품을 전달해 접수장을 안보고도 봉투전달여부를 알 정도니 이쯤이면 우리의 봉투문화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주말이면 청첩장이 주말고지서로 둔갑해 채곡채곡 쌓이는 이런 현실에서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랜 관행으로 여겨져온 청첩. 부조문화는 달리 어쩔 방법이 없다손 치더라도 기관이나 단체에서 주관해 치르는 체육대회나 전시회, 무슨무슨 대회 등등 각종 행사만이라도 접수대를 과감히 없애보자. 전직 기관, 단체장을 지낸 모씨의 「순수한 군민의 입장으로 전시회나 행사에 참석해 구경도 하고 즐기고 싶지만 접수대원들이 바라보는 따가운 눈초리에 아예 발길을 끊거나 부담이 되도 울며 겨자먹기로 접수를 한다」는 푸념을 없애는 것이 진정 군민이 화합하는 한마당 축제의 장으로 가는 길목이 아닌가 싶다.

접수대 없는 행사장. 기관단체서 앞장서 만들어 보자. 내년부터는 속리축제과 군민체전이 그동안 갈고 닦은 군민이 개개인의 문화예술의 미적감각과 체육기량을 널리 알리고 순수한 평가를 받는 그런 축제와 화합의 장으로 승화해 가기를 기대해본다.

<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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