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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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간다는 것
  • 최동철
  • 승인 2020.06.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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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는 노인들을 보노라면 ‘늙는다’는 것의 의미를 재삼 명찰하게 된다. 정작 본인들은 내면적으로 “난 아직 멀쩡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야”라고 자위할지 모르지만 겉으로 나타나는 노화현상은 도저히 숨길래야 숨길 수 없다.

 나이가 많아지면 주름이 생겨난다. 더불어 눈꺼풀이 늘어지고 이중 턱도 생긴다. 손발톱을 보자면 두텁고, 견고하고, 잘 부서진다. 특히 팔구십 대 남성노인들의 발톱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무좀 등으로 심한 발육부전이 된 발톱은 마치 돌탑처럼 하늘위로 솟구쳐있다.

 워낙 기괴하고 두터워 웬만한 손톱 깎기로는 어림도 없다. 펜치형태의 전문도구가 아니면 속수무책이다. 발톱은 출생하고 부터 몸의 최말단 낮은 부분에 위치하여 산전수전 온갖 위험 속에서 신체 이동수단으로 가장 중요한 발을 보호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찬밥신세다.

 손등과 발등은 잔주름이 많이 잡혀있다. 세로줄도 생겨 거북등처럼 되어간다. 노인성 반점이 얼굴과 몸 전체에 하나둘 늘어간다. 75% 이상의 노인에서는 피부의 변화로 건성피부가 되어 거칠어지며 하얀 인설이 팔다리 쪽 속옷에 수북이 떨어져 있다.

 시력장애는 노화로 인한 노안현상으로 돋보기는 필수품이다. 어떤 노인들에게는 백내장 수술도 거쳐야 할 관문이 된다. 폐경 등에서 대부분 시작되는 여성노인의 정신적, 사회적 건강의 변화는 여성적 예민성 저하, 조울증 등을 발생시킨다.

 특히 인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효소와 콜라겐의 부족은 눈썹도 빠지게 한다. 비타민 B12의 결핍도 몸에 색소 침착 확산을 발생시킨다. 이 때쯤에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활성산소 발생에 따른 광노화현상이 피부에 급속히 생겨난다.

 또한 노인 여성은 갈수록 목이 가늘어져 긴 목이 되고 어깨는 더욱 좁아진다. 쇄골과 유두도 같이 작아지고 변비 등으로 인해 직장이 탈장되는 경우도 간혹 생긴다. 또한 남녀 공통으로 치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노화현상이 진행될수록 체중이 감소된다. 관절 특히 무릎 관절에 이상이 오는 노인들이 많다. 그로인해 걷기를 기피하다보면 이내 다리근육이 약해져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다. 아마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70대 종반이후의 노인 거의가 제 힘으로 걸을 수 없는 노인들일 것이다.

 농촌 일을 해온 많은 여성노인들은 ‘코브라’라 불리는 손가락 관절염을 앓는다. 손가락 끝마디가 한 쪽 옆으로 70~80도 꺾여있다. 역시 노화현상이다. 이처럼 늙어간다는 것은 누구라도 어찌할 수 없는 자연현상일 뿐이다.

 진시황이 그토록 원했던 ‘불로장생’은 없다. 그저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다.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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