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언 재도전? 이재한 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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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언 재도전? 이재한 향후 행보는?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0.04.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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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례 없는 압승을 거둔 가운데 동남4군에서는(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 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이 민주당 대표로 출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며 본적지가 영동인 곽상언 변호사를 누르고 3선 중진에 명함을 올리게 됐다. 곽 변호사는 선거인수 15만 2892명 중 10만 4823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4만 2613표(41.44%)를 얻어 쓴 잔을 들이켰다. 5만 8490표(56.88%)을 획득한 박덕흠 의원과의 표차는 1만 5877표(15.44%). 곽 변의 유명 파워와 슈퍼 여당 탄생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표차다.
정치 초년생 곽 변호사는 4개 군에서 모두 패하는 쓰라림을 맛봤다. 보은 8239표(40.50%), 옥천 1만 26333표(41.97%), 영동 1만 2288표(42.27%), 괴산 9453표(40.52%)를 얻었다. 반면 박 의원은 보은 1만 1693표(57.48%), 옥천 1만 6976표(56.40%), 영동 1만 6393표(56.40%), 괴산 1만 3428표(57.56%)로 4개 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박 의원은 곽상언 변호사와의 여론조사에서도 5전승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곽 변호사는 공식선거 중반 이후 내로라하는 민주당 현역 정치인들로부터 집중 지원을 받았지만 박 의원의 산을 넘지 못했다. 4월 10일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옥천군 지원유세를 시작했다. 이어 이인영 원내대표(괴산군), 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괴산군), 정청래 전 최고위원(괴산군), 도종환 의원(보은군), 박범계 의원(영동군), 신경민 의원(옥천군.영동군), 전해철 의원(보은군), 표창원 의원(괴산군) 등 당내 중진급과 코미디언 김미화(옥천군.영동군)까지 잇달아 동남4군을 방문해 곽 변호사를 지원했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영동군 중앙사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섰다. 민주당 주요 인사 상당수가 동남 4군을 방문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남겼다.
동남4군 지역구는 보수의 색채가 짙다는 선거구로 알려진 곳이다. 여기에 진보의 상징적 존재가 되다시피 한 곽상언 변호사가 출마함에 따라 보수 대 혁신 대결로 관심이 모아졌다. 지역정가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효과로 상당한 영향력도 발휘되겠지만 선거를 불과 3개월 남겨두고 넓은 지역구에 내려와 공천장을 받았기 때문에 인지도 면에서 쉽지 않은 선거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변호사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 선풍이 불었음에도 여의도 입성에 실패했다. 결과론이지만 인지도와 지역구 관리에서 박덕흠 의원에게 밀리며 반사 이익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얼굴을 알릴 기회가 짧았던 곽 변호사에게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펼친 선거전이었는지 모른다. 앞서 박덕흠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이재한 전 민주당 지역구위원장과의 격돌에서 1만 2201표(13.37%)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다. 21대와 엇비슷한 성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이재한 전 민주당 지역위원장의 행보가 승패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이재한 전 위원장이 동남4군 민주당 구원투수로 등판한 신인 정치인 곽상언 후보를 적극 지원사격할지 관심사였다. 남부3군(보은옥천영동) 지역구에서 5선을 지낸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이기도 한 이재한(56) 전 위원장은 지난 2017년 7월 11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확정 판결에서 벌금 250만원을 확정 받았다.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5년간 상실됐다. 2022년 7월 10일이면 선거법 족쇄에서 풀린다.
보은지역 민주당 핵심 당원은 곽 변호사에 대해 이렇게 말을 했다. “곽상언 변호사는 죽어도 여기서 죽고 살아도 여기서 산다고 한다. 영동에 이사해 기거하고 있다. 아무튼 곽 변호사는 여기서 우리하고 생사를 같이한다는 신념이다. 구조적으로 곽 변호사가 여기서 뿌리를 내리게 돼 있다.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는 그나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흐리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게 그 사람의 얘기다. 정신만은 가져가고 싶다 해서 여기에 온 것이다.”
곽 변호사는 선거출마를 알리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나가겠다고 했을 때 민주당의 많은 분들이 봉하마을이 있는 경남 김해나 양산 출마를 권했다. 거긴 절대 안 간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키려 하셨던 가치와 정치적 이상은 중요하지만 그분의 이름에 업혀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이름에 기대 정계 입문하는 것 아니냐는 장인 찬스 논란에 대해 “그 길을 걷고자 했다면 소위 친노 정치인들처럼 했을 것”이라며 “내 이름 석자로 정치를 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에 대해 “단 하나의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는 늘 마음이 있었다.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사람들의 이익 갈등과 분쟁을 다투는 일이다. 정치와 가깝다”고도 했다.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해 지역은 물론 국가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포부도 내보였다.
동남4군 지역구를 놓고 이재한 전 동남4군 민주당위원장과 곽상언 변호사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 전 위원장이 지역구 미련을 버릴지 사수에 사활을 걸지, 총선 후 곽 변호사가 지역구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보여줄지 시선이 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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