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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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와 패자
  • 최동철
  • 승인 2020.04.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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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선거는 끝났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진행된 4·15총선과 충북도의원 보은군선거구 재선거 개표결과, 승자와 패자가 결정됐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비닐장갑 낀 손으로 전대미문의 투표가 치러졌던 선거였다.

 허나 예상을 깨고 높은 투표율에 뭔가 번영과 발전을 바라는 민의가 결과로써 여실히 드러났다. 진실 없는 공허한 공약은 인정받지 못했다. 허울뿐인 지역 발전과 지역사랑 구호는 민의에 전달되지 못하고 겉돌았음이 입증됐다.

 입에 침 바른 거짓말도 통하지 않았다. 자신의 분수를 망각했거나 과욕한 후보자에게 민심은 가감 없이 냉정했다. 동정표 구걸도 통하지 않았고, 민심을 충동질해 표를 얻으려던 얄팍한 도발도 통하지 않았다. 유권자는 자신들을 대의해 줄 진실 된 후보를 원했고 선택했다.

 여하튼 선거가 끝난 선거구는 전투 끝나고 까마귀 날던 고대의 전쟁터마냥 황량하다. 선거기간 ‘네 편, 내 편’하며 지역 내에서 혈연, 지연, 학연 그리고 별의별 인연으로 얽히고설켜 치고 박고했으니 어색 서먹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제 급선무는 경쟁했던 각 후보자들이나 유권자간의 어색한 관계들을 선거전 훈훈했던 관계로 빠른 시일 내에 복원하는 일이다. 용서하고 용서받고 화해하여 다시금 손을 잡고 화합의 장으로 나아가야 지역발전과 번영을 위한 선거의 참된 의미가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이러했을 때 후배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우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승리한 후보자는 이제 그만 자아도취 축배의 잔을 내려놓고 괴로움에 빠져있을 패자들에게 진정 마음에서 우러난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 것이다.

  불가 법구경에 ‘승리가 좋다지만 원한을 가져오고, 패한 자 괴로워서 오늘도 누워있네. 이기고 지는 마음 영원히 녹아지면, 다툼은 없어지고 저절로 편해지리.’라는 글귀가 있다. 세상의 수많은 일중 불과 한 가지에서 지고 이겼으니 괴롭거나 즐거워 할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아쉽게 패배의 쓴잔을 마신 각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판단과 선택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낙선했던 어떤 이가 “선거에서 지고 나니 가족조차 나를 지지 하지 않은 것 같아 미워지더라.”고 실토했던 것처럼 지금은 쓸쓸한 마음일 때이기는 하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세상일은 변화가 많아 어떤 것이 좋거나 나쁜 것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세상사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금세 지나가기 마련이다. 승자든 패자든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선자는 ‘보은군 발전 공약이행’에 힘쓰고, 패자는 심기일전하여 힘 보태기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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