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보청천변에서는 봄맞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신종코로나로 문밖출입조차 못하던 우리부부는 이날 아침 마을 이장이 찾아와 “보은군에서 70세를 넘기신 어르신들께만 드리라는 마스크”라며 우리부부에게 마스크 4장을 전하고 갔다.
꼭 필요한 이들 먼저 사라고 우리는 아직 한 장도 구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군청에서 보내준 마스크를 쓰고 오랜만에 보은읍내로 나갔다.
보은읍은 코로나19여파로 조용하다 못해 쓸쓸해 나의 마음조차 불편해졌다.
착잡한 마음으로 보청천 잠수교를 지나다보니 송사리들이 맑은 물을 휘저으며 꽃샘추위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이때, 노인장애인복지관 인근 보청천변 비탈진 뚝방에서 작업하는 아줌마들이 꽃샘바람과 코로나바이러스도 아랑곳 하지 않고 봄 햇살에 고운 얼굴 탈까, 빛 가리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코와 입을 막고 눈만 반짝이며 작업방석을 엉덩이에 깔고 쉼 없는 손놀림을 하고 있었다.
손을 놀리며 바쁘게 일 하면서도 연신 깔깔대며 웃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코로나여파를 잊게 해 줬다.
이들은 꽃 잔디를 심기위해 억세고 억센 잡초들을 머리에 세치 뽑듯이 뾰족한 호미로 연신 찍어서 뽑아내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잡초를 모두 제거하면 봄바람에 꽃 잔디가 움트고 무럭무럭 자라 꽃을 피우면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이 꽃은 거름 주고 물 뿌려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해 피고 지며 대추축제 때에도 전국 팔도의 손님들에게 보은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것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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