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정례회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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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회 정례회를 보며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0.01.0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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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337회 보은군의회 2차 정례회가 지난 주 막을 내렸다. 매년 마지막 달 진행되는 정례회의 핵심은 뭐니 해도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일 것이다. 보은군의회는 이번 정기회에서 2020년 보은군 본예산 4109억원 중 17건의 항목에 대해 38억여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군의회는 심사결과보고에서 “심도 있는 검토와 토론을 거친 결과 불요불급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삭감했다”고만 밝혔다. 이외 어떤 부연설명도 없다. 물론 의원 모두가 심사숙고해 예산심사에 임했다고 믿지만 최선을 다했는지 자신들 외에는 알 길이 없다. 특히 예산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은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데 예산심사에 대해 원론적 수준의 말만 되풀이 할게 아니라 차제에는 주민이 충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어도 정보제공 및 목마름 정도는 채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명분도 살리고 의원들 소신도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언제부터인가 지지 세력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또는 단순한 정치적 감정이나 형식상 견제하는 식의 의정활동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해 의정을 마무리하는 행정사무감사는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린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지나온 한해 군정을 요목조목 짚어보고 잘못된 게 있다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다. 의회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는 목적은 보은군 행정사무전반에 대해 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회활동과 예산심사를 위해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획득, 행정의 잘못된 부분을 적발, 시정을 요구함으로써 행정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 군정발전에 기여하고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되뇌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군 본청 담당관 및 과, 직속기관 사업소 소관 업무에 대해 제출된 서류와 출석한 관계공무원의 질의와 답변 형식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주요 감사는 다수인 관련 민원 처리 현황 등 총136건에 대해 진행됐다. 이 결과 39건의 감사 조치요구 사항은 집행부에 이송, 반기별로 처리결과를 의회에 제출토록 했다. 의회로부터 지적받은 39건의 사항에 대해 자료공개도 없고 설명이 없으니 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적받은 사항이 다시는 행정사무감사 소재로 재등장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일 년에 단 한번 열리는 행정사무감사다. 의원 모두가 열의를 갖고 임했겠지만 주민들 성에 많이 차지 않는다는 점도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어설픈 사안으로 자존감만을 살짝 보여주는 듯한 요식행위, 단순히 묻고 답하는 수준에 그쳐선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의 본기능에 충실할 수 없다.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본 한 공무원의 말이다. “의정간담회나 평소 오갈 수준의 얘기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정곡을 찌르는 아픈 한 마디가 아니었으면. 아울러 정보수집에도 의원들이 더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정보습득에 따라 집행부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리드할 수 있다. 홍보에도 보다 적극적이었으면 좋다. 이번 행감이 언론보도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자신의 의정활동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보여줘야 하는데 아쉽다. 우리 의원님들이 뭔 일을 했는지 주민이 모른다면 어떤 의미가 있나. 훗날 어필할 수 있겠는가.
행정사무감사 4일 중 실제 방청은 이틀밖에 하지 않아 전체를 다 들여다보지 못했지만 의원 간 개인기에도 차이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공무원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공부하며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한편으론 선배 의원들의 기록들을 들여다보거나 의정경험과 이론을 갖춘 강사의 특강을 듣는 것으로 요령을 터득할 수도 있겠다. 주변의 눈높이 수준에 부합하고 의회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평소 준비하고 실력을 쌓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
김응선 보은군의장은 정례회 폐회식에서 송년사를 통해 “이제 임기 1년 반을 보내고 2년 반이 남았다. 남은 임기 동안 군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의원으로 알찬 결실을 맺고 훗날 보은군 의정사에 길이 남을 수 있는 큰 족적을 남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민들로부터 칭송받는 8대 보은군의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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