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에 ‘명운’건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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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에 ‘명운’건 ‘정치인’
  • 최동철
  • 승인 2019.11.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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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옥천·영동·괴산을 아우르는 이른바 ‘동남4군 선거구’가 쥐 죽은 듯 조용하다. 단 한 명의 국의의원을 뽑는 총선이 불과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임에도 그러하다. 자치행정권이 각각인 광활한 선거구에 적은 유권자 때문인지, 아님 명운을 걸고 말고 할 필요조차 없는 독무대선거판이어서 그러한지 이유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명색이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몇 년째 동남4군을 ‘나 몰라라’ 내팽겨 친 채 유기해 둔 것만큼은 확실하다. 일개 옥천군수에게 관리를 위임했다지만 삼척동자도 다 아는 편법에 불과할 뿐이다. 개도 웃고 소도 웃을 일이다.

 마치 이 지역선거구에서 승승장구하는 한국당 박덕흠 국회의원과 짜고 지역 의정활동을 묵인하는 모양새다. 명운을 걸겠다거나 자질을 갖춘 정치인 또는 거물이나 대물이 없어서 그러한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유권자 입장에선 ‘민주당이 참 괘씸하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의 이러한 정치행태는 유권자를 농락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일찌감치 집권여당의 제대로 된 원외위원장이 있었다면 차기 총선에 명운을 걸고 나름 지역발전에 열심히 매진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하지 못했으니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에 명함이나 내밀 수 있겠는가.

 ‘좋은 경쟁자는 상대도 발전시킨다’는 말처럼 민주당에 유능한 원내외 정치인이 있었다면 박덕흠의원도 더 열심히 지역구 관리를 했을 것이다. 서로 사명감을 갖고서 치열한 경쟁을 했을 터이니 동남4군은 지금보다 모든 면에서 보다 나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하지 못했다.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상대가 없으니 박 의원 입장에선 느긋하게 무주공산에서 노니는 야생마와 같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임기 내내 나름 지역발전에 기여를 많이 했다고 자찬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선 사명을 다한 정도까지의 최선은 없었다는 느낌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일본의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가 죽기직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명(使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저는 소설 쓰는 걸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명이라는 글자는 생명(命)을 사용(使)한다는 의미입니다”

 “소설을 한 권 쓰고 나면 몸이 피곤해서 녹초가 됩니다. 그때 생명을 사용했다는 기분이 듭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계속 소설을 쓰는 게 제 사명이기에 앞으로도 제 생명을 소비하는 소설을 계속 쓰겠습니다.”

 이러한 사명을 가지고 목숨을 걸 듯 열심히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국회의원을 보은군을 비롯한 동남4군의 유권자는 사실 원한다. 그러려면 사명감을 가진 훌륭한 정치인들이 좋은 경쟁을 펼치는 선거의 장이 우선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유권자들을 우습게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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