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예산심사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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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예산심사 제대로 하자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9.11.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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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건강과 화합을 위해 매년 11월 보은군체육회가 주관하고 있는 보은군민체육대회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지. 옥천군의 경우 올해 대회를 마지막으로 중단을 선언했다. 인구감소와 심각한 고령화로 대회에 참가할 선수 확보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옥천군민체육대회는 9개 읍면 선수단이 참가해 읍면 대항으로 진행해 왔으나 내년부터는 읍면별로 체육대회를 각각 개최하기로 했다. 이제 충북도내에서는 보은군과 괴산군 단 2곳만이 40년 이상 된 군민체육대회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보은군에서도 군민체육대회 개최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불거지지 않을까 짐작된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의원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한 법률안이 공표됨에 따라 내년 1월 15일부터는 자치단체가 단체장이 아닌 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보은군도 내년 1월 15일 민간인 체육회장을 선출한다. 정치에 예속된 체육회를 정치로부터 분리하기 위해 민간인 회장을 선출하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체육회는 단체장이 회장을 겸임하고 지자체에서 예산을 받았으나 민간인 체육회장의 선출로 체육관련 예산이나 업무 협조가 이전보다 원만할지 안팎으로 우려 섞인 시각이 적지 않다.
최근 구상회 보은군의원이 혈세가 낭비되는 행사 축소를 촉구해 이목을 모았다. 구 의원은 지난 13일 보은군의회 임시회 자유발언을 통해 “보은군 인구는 급속히 감소되고 있는데 각종 단체 보조금 사업 및 행사는 전년대비 17개가 늘어난 144개로 약 26억 2000여만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선별적인 행사 개최와 사업 추진을 주문했다.
군내 행사 중 규모가 가장 큰 보은군민체육대회도 이번을 끝으로 단일 면민단합대회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파장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마디로 면민단합대회가 면마다 있음에도 군민체육대회를 별도로 개최하는 것은 예산과 인력의 낭비이며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란 의견이다. 구 의원은 “군수의 포퓰리즘 정책은 옥석을 가려내어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얼마 전 열린 보은군민체육대회에서 만난 모면의 체육회장은 이런 말을 던졌다. “체육대회 때 각 면에 2000만원씩 지원되는데 참가자들 체육복 값(10만원씩*200명) 지불하고 나면 바닥이다. 찬조금도 받을 수 없다보니 나머지 비용은 순수 면 단위 체육회장 몫이다. 그렇다고 면 체육회장들의 권한도, 심기를 맞춰주는 것도 없다... 군 여건상 군민체육대회 폐지하고 면단위 대회로 방향을 돌리는 게 현실에 부합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칼자루는 예산심사권이 있는 의회가 갖고 있다. 보은군 인구가 하향세로 돌아선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도 아니고 우리만의 사정도 아니지만 최근 1년 사이 631명이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다고는 하지만 소멸 가속화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아무튼 주민의견을 잘 듣고 불필요한 행사나 사업은 가려내 내실 있는 방향으로 전환을 기대해본다.
구상회 의원은 군민의 삶에 직결된 맞춤형 인구정책을 효과적으로 취진하기 위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분석해 적절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인구유입 과제도 제시했다. 과제로는 “안정된 일자리와 우수한 직장이 보장되는 것이 최우선이며 인구증가와 선순환 고리는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창출과 청소년 교육에 있다”고 했다. 또 “보은군청소년들의 꿈과 특기, 적성을 펼칠 수 있고 직업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청소년수련관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하는 말이지만 어째 공허하다. 좀 더 구체적인 플랜과 방안이 제시되었더라면 좋아겠다는 생각이다.
보은군의회가 일 년을 마감하는 정례회에 돌입했다. 이번 정례회에서도 언제나 그랬듯 내년 본예산 심사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 무엇보다 정략적, 형식적인 감사에서 벗어나 회계위주의 실질적 감사와 함께 면밀한 예산심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주민들의 혈세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심사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군정운영 절반의 책임은 어쨌든 의회에 있다는 점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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