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보은대추축제를 목전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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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보은대추축제를 목전에 두고
  • 김홍성 (마로면 원정리 이장)
  • 승인 2019.10.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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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성 (마로면 원정리 이장)

문명의 폐해로 지구의 기후가 바뀌었다 하지만 추석 명절 이후에는 조석으로 불어오는 바람 속에 가을 내음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결실의 계절입니다. 들녘의 벼는 점점 고개를 숙이고 수확을 기다리는 대추와 사과는 붉게 물들며 새단장에 분주합니다.
 동시에 지역의 농가는 물론 군과 각종 사회단체에서는 우리군의 한 해 성과를 대외에 널리 알리고 다양한 농산물의 판매가 이루어지는 2019 보은대추축제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 모습입니다.

2019 보은대추축제가 목전입니다.
 ‘관광객 100만 명 유치, 판매액 100억 달성’이라는 원대한 목표 아래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는 요즘, 개인적으로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자매결연지 임에도 간헐적인 교류 외에는 별다른 접촉이 없었던 울산남구를 ‘2019 보은군이장단 워크숍’ 장소로 결정, 울산 남구청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로 성공적인 워크숍 개최는 물론 본격적인 민간인 교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8월 27일 보은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인 28일부터 정상혁 군수의 특강 내용 일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군수와 보은군은 일약 전국적인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친일적 망언’이라며 정군수의 사퇴를 요구하는 비난과 일부 네티즌들이 보은농산물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주장하는 여론들이 지속되고 있고 한 방송사에선 정군수의 발언에 침묵하며 박수로 동조까지 하고 이장워크숍을 단지 흥청거리는 외유성 행사로만 보도하는 등 보은군 이장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돌아보면 정군수의 특강내용 중 일부는 오늘의 한일관계를 고려해 볼 때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 지면을 빌어 정군수의 발언에 대해 해명이나 설명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짧은 언론 보도에는 드러나지 않은 강의의 전체적인 윤곽을 말씀드리면 조금이나마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80여 분 가까이 진행된 강의는  주로 지역의 현안을 주제로 했던 이전과 달리 한일관계·북미관계·한미일 관계 등 시골의 촌부들에게는 다소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국제관계에 대한 내용이 길게 이어졌고, 강의의 결론부분에 이르러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시험에 대한 트럼프의 온건한 입장을 비판하고 일본국민 전체가 아닌 극우로 치닫고 있는 아베정권에 대한 규탄발언도 있었습니다. 누구라도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흐름상 강의가 끝나가고 있는 시점임을 느꼈기에 당시 자리에 있던 이장들은 정군수의 발언에 대한 호응과 동시에 강의의 종료를 유도하는 이중적 의미의 박수를 쳤던 것입니다.
주민을 대표하는 이장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귀농·귀촌인 들을 배려하고 끌어안아 보은군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는 당부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한 개인이 아닌 한 지역의 수장으로서 자신으로 인해 분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정 군수는 두 차례에 걸쳐 사과를 했습니다. 뜨거웠던 비판 여론도 계절이 바뀌듯 점차 잦아들며 대외적인 비난 여론도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늘해지는 외부의 온도와 달리 지역 내의 열기는 ‘정 군수에 대한 퇴진 운동’ ‘일인시위’ 및 ‘주민소환 예고’ 등 서서히 끓어오르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특강 시 일부 부적절한 내용을 근거로 친일이라며 군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일본 우익정부와 일본국민을 분리하고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가까이서 보면 서로 정반대에 있는 듯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결국 지역과 국가의 발전에 대한 염원이라는 큰 줄기로 합쳐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느 하나의 사물,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며, 사회적 성숙은 그 다름을 얼마나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측정되기도 합니다.

‘양쪽이 모두 틀렸다’라는 양비론이 또 다른 비판을 불러올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쪽과 저쪽 그리고 그 중간의 입장에 있는 모두가 팽팽히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운다면 군민의 화합이나 지역의 발전은 이루어질 수 없는 요원한 이상으로만 남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2019 보은대추축제가 목전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굴종이나 패배가 아닌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에 대한 이해와 용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온 군민이 하나 되어 열흘 간 치러질 한바탕 축제를 통해 지난 한 달 여간 쌓였던 불신과 오해를 털고 새로운 보은군으로 태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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