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은 것 보다는 인간이 많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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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은 것 보다는 인간이 많은 세상
  • 김홍춘
  • 승인 2019.09.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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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명절인 추석이 지났다. 많은 이들이 자기가 거주하는 곳에서 부모가 계시고 혹은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향해 힘들은 여정을 시작한다. 왜 이들의 대이동은 모든 이들을 설레게 할까? 물론 어떤 이들은 가족에 대한 혈연에 대한 책임감으로 마음에 별로 없는 귀향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혈연과 부모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 또는 그들의 어렸을 때의 추억과 잃어버린 가을에 비밀들을 둘러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추석 또는 한가위는 신라시대의 큰 문화 축제였다. 모계사회 였던 당시 한가위를 맞기 전 어느 누가 길쌈을 많이 짜서 공개적인 경쟁을 하는 자리에는 많은 남성들이 모여 그날은 처녀 총각들의 허락된 미팅으로 수많은 사연들이 있었을 것이다.
참으로 이번 명절은 내게도 의미 있는 날이었다. 잠깐 쉬고 있는 서재에 초등학교 6학년 손녀딸이 들어와 심각한 표정으로 할아버지 질문하나 해도 돼요? 그럼! “사람과 인간이 무엇이 다른가요?”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나는 손녀딸의 질문 의도를 살피려 얼굴에 나타나는 진지한 모습을 보며 아차 이 아이를 너무 어리게만 보았구나하는 자괴감에 할아버지가 평소 생각을 이야기 해주마하며 저 벽에 걸어놓은 사진 보이지. 저 사진이 네가 태어나 백일 때 찍은 사진이다.
할아버지 윗세대는 의학이 발전하지 않아 많은 애기들이 백일이 안 돼 목숨을 잃어단다. 백일까지 살아 있으면 축복을 해주는 잔치 문화가 있어 지금도 1년이 되는 때는 돌잔치를 해주었다. 1년이 지나면 생존율이 많아 사람으로 인정을 해주었다. 혹시 미성년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니. “예 할아버지” 그래, 한국에도 19살 미만은 아직 성인이 아니라 흔히 사람이라 한다. 책상 위에 있는 메모지와 볼펜을 가져오렴. 메모지에 인간(人間)이라 쓰고 이 한자를 알 수 있겠니? “한자 학습지에서 보아 알아요” 그럼 지게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니? “예 민속촌에서 보았어요”
이 지게는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게막대기라는 것이 꼭 필요했다. 넘어지지 않게 세워지는 것이란다. 자 여기 인(人)자를 잘 보자. 한 획을 떼면 어느 쪽이든 넘어지고 말지. 이 사람인(人)자는 서로 받쳐주고 도와주어야 되며 간(間)자는 사이간자로 사이를 연결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받쳐주고 격려하며 나와 생각이 다른, 혹은 뜻이 다르다고 미워하며, 그들을 미워하며 책망하는 습관을 없애는 뜻이겠지. 물론 모든 생명체는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 손녀 손자도 학교 공부 1등보다는 인간으로 더욱 성장하는 너희들 모습을 할아버지는 보고 싶다.
흔히 사람들은 그 사람 인간성은 좋다는 말은 해도 사람성은 좋다는 말은 없다. 이제 조금이라도 인간과 사람의 차이를 작으나마 느낄 수 있겠니? “예 할아버지” 두 놈이 말한다.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손자와 손녀의 자리는 참으로 이 명절날 일기장의 한 흔적이 되었다. 남들이 아무리 잘못된 비방과 근거 없는 말들로 괴로움을 줄지언정 말로써 나타내지 않으며 모욕을 받더라도 얼굴빛이 변하지 않으면 이 속에 무궁한 뜻이 있으며 또한 무궁한 덕이 있다.
마음은 모든 일에 근본이 된다. 그 마음의 주인이 되어 모든 일을 시킨다. 마음속에 악한 일을 생각하면 그 말과 행동 또한 따른다. 그 때문에 괴로움은 마치 그를 따라 수레를 따르는 수레바퀴의 자취처럼 된다고 했다. 채근담과 법구경의 글이다. 추석명절! 많은 사람이 태풍과 같이 물결을 이루었다. 허나 사람들보다는 많은 인간들의 큰 물결과 같은 사회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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