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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지시등
[1441호] 2019년 08월 29일 (목) 박태린 (한음클라리넷오케스트라단원) webmaster@boeuni.com

 대구에 사는 친구 천성수 시인은 큰 나무에서 예쁘게 노래하는 매미소리를 반주 파트너 삼아 듀엣으로 오카리나를 불고 있다고 통도사에서 카톡을 보내 주던데, 유독 우리 집 주위의 매미들은 밤새도록 우렁차게 울어서 잠을 잘 수 없게 하는지 너무 밉다. 문들을 모두 닫아도 단체로 내는 소리를 다 막아 내지는 못한다.
 덕분에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한 몇 일 전 아침, 청주를 가려고 차를 타고 나섰는데 큰 길에서 대여섯명의 경찰관들에게 길가로 인도 되었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으셨죠?”
“네, 차량도 없을뿐더러 우회전이기 때문이었어요.”
“그래도 안됩니다”
“그럼, 주의를 주려는 겁니까? 벌금을 내라고 하는 겁니까?”
“벌금입니다. 면허증 주시지요”
“내지요 뭐, 까짓거.. 00먹을~! 30년 이상 운전하면서 지시등 켜지 않았다고 벌금 내라는거 첨 보네요” 너무 화가 나서 잠시 이성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경찰관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벌금을 내라고 했고, 선처를 바라지 않은 필자 또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거칠게 신분증을 꺼내 주었다.
 우리 동네서 나오면 오른쪽으로는 속리산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는 읍내로 들어가는 길이다.
뒤따라 나오는 차도 없었기에 오른쪽 지시등을 켜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벌금 영수증을 주고 가는 경찰관에게 분이 풀리지 않은 소리로 버럭! 무지막지한 한마디를 보탰다.
“선생님의 직업이니 잘 못은 아니지만... 00이 부족하답니까?”
그 경찰관은 입을 한일자로 다물고 말 한마디 없이 내 차 곁을 떠났다.ㅠㅠ
 일반적으로 좌회전 차선에서 신호 대기하고 있다가 출발하면 좌회전 신호등을 켜지 않고 가는 차량들이 많다. 물론 우회전에서도 그런 일이 더 많은데 그렇다고 벌금을 낸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방향지시등에 대한 단속도 생경했기에, 갑자기 동네 앞의 한가한 도로에서 단속을 받고 벌금스티커를 받고 나니 너무 황당했었던 것 같다.
  그러잖아도 청주로 가기 전에 동네 앞의 축협을 들리려고 우회전을 한 것이었는데, 곧바로 가서 벌금을 내고 나와 보니 경찰 일행은 모두 철수하고 없었다.
 몇 년 전 미국의 어떤 경찰관은 교통 법규를 어긴 아버지에게까지 벌금 스티커를 발부한 융통성 없는 근무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근무를 했던 습관이 큰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를 검거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신문을 통해 읽은 적이 있다.
 법(法)에 대한 존엄성에 대한 유명한 일화를 한마디 덧붙이자면,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순순히 독배까지 마셨다고 역사는 전한다.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목숨을 지키는 안전을 위한 것이어서 악법도 아니고 소크라테스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지만...>^^;;
 그런 것을 보면, 내게 스티커를 끊은 경찰에게도 불평을 하면 안 되는 일이었다. 마땅히 그 분들이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법이란 모르는 것 자체도 불법이라고 하는 소리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 많은 법 조항을 모두 알고 살 수는 없으니 법률 전문가가 있는 것이겠지.
  사실, 복잡한 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원성은 이루 말 할 수도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겐 방향 지시등을 켜야 하는 것은 법규라기보다는 운전 매너 수준으로 알고 있는 상황인데, 안전을 위해 철저한 단속을 해야겠다고 여겨졌다면 시간을 좀 더 두고 계도(啓導)를 병행하는 탄력적인 면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도 30년 이상 무사고 운전을 했지만 일 년에 한 두 번쯤은 속도위반 스티커가 날아오기도 한다. 그럴땐 7만원이라는 돈이 아까워서 속은 쓰리지만 분통?까지 터지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엔 액수로 치면 반도 안 되는 금액인데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떨떠름하고 깨끗하지 못한 기분을 어찌할거나. 마음 가라 앉히고 나를 위해, 여름을 떠나보내는 이별의 합창을 지나칠만큼 힘차게 불러 잠 못 이루게 한 매미들 탓으로 돌려 버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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