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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넷 엄마 이야기
[1440호] 2019년 08월 22일 (목) 소설가 오계자 webmaster@boeuni.com

청주시 직지사업부가 주관하는 시민 1인 1책 만들기 사업에 지도강사 11년이다.
어르신들의 눈물 나는 사연과 웃지 않을 수 없는 사연도 많이 접했다. 눈물자국으로 얼룩무늬를 만들어 들고 오신 편지지에는, 기가 막히는 사연들이 빽빽하다. 자식의 학력이 곧 신분상승으로 여기시고 오직 자식위해 살아 온 어른, 선택의 여지없이 견디신 어른들까지. 그 사연들을 워드로 치면서 덩달아 울다가 웃는가 하면, 안타까워 가슴 조이기도 했다. 더러는 번득이는 아이디어에 놀라기도 하고, 볼펜으로 꾹꾹 눌러 써오신 순수한 어머니의 언어에 은근히 정감이가기도 했다.
지난해, 가슴으로 시를 쓰는 아들 넷 엄마를 만났다. 큰아들과 셋째까지 초등학생이고 막내가 유치원 다니는 젊은 엄마에게서 내가 배우는 게 많았다. 그가 써온 시를 낭독할 때는 눈을 감고 상상을 하며 듣는다. 그의 시는 휴머니즘을 느낀다. 올망졸망 개구쟁이 넷을 데리고 나가면 사람들이 다들 대단하다 하고, 그래서 아이들 바라보면 자기가 대단한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대단하더란다. 아이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살게 한다고 시를 쓴다. 뜻밖에 뱃속에 넷째가 찾아 왔음을 알게 된 날 막막해서 울었단다. 남편과 같이 병원엘 가서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듣는 순간 아기에게 어찌나 미안한지 잠시지만 반기지 않고 방황 한 것 때문에 태명을 축복이라고 짓고 하나님께 기도 했단다. “우리  아기에게 축복을 주소서!”
그렇게 아들 넷을 키우면서 행복을 엮어가는 아이들 엄마를 보며 정말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말로만 행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엮는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해석보다는 부정적인 해석이 많았던 젊은 시절이 많이 부끄럽다. 그 엄마는 모든 일상이 긍정적이고 재미가 있다.
                   이발소
우리 집은 이발소/ 이발사는 엄마/ 일주일에 한번 가위를 든다
화장실에 의자 놓고/ 앞치마 두르고/ 영업개시

아빠는 스포츠/ 큰아들 작은아들 투블럭/ 셋째와 막내는 상고
머리마다 다른 스타일/ 부족한 실력 한껏 발휘하면/ 이번 달 이발 비 벌었네
……
개구쟁이들이 저지레를 하면 어차피 엎어진 물, 화를 내기보다는 차라리 한바탕 같이 놀아주면서 아이들에게 뒤처리를 하게끔 유도하는 지혜로운 엄마다. 그러니 아이들은 구김살 없이 맑고 밝게 자랄 수밖에 없다.
“형제간에 우애가 좋아야 하느니라.” 이렇게 교육하던 조선시대 교육이 아니라 함께 즐기면서 협동심을 키우기도 한다.

가구 만들기
아빠는 못질/ 아들 둘은 사포질/ 막내아들은 뛰어 다니고
엄마는 막내 잡으러 다니고/ 모두들 제 역할을 감당하느라 바쁜 소리

드르륵 탕탕 쿵쿵 슥삭/ 아빠 엄마와 함께라서/ 더 신이난 아이들 웃음소리까지
완성된 테이블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들/ 우리아빠 최고가 절로 나온다
함께 함이 더 즐거웠던 시간/ 모두의 기억에/ 아름다운 시간으로 저장될 소중한 날
            -(공예비엔날레 참여 일환으로 가구 만들기 하고 온 날)-

지난 1년 동안 아들 넷 엄마를 보면 평소에 짜증을 잘 내지 않기 때문인지 얼굴에는 항상 푸근한 미소가 담겨 있다. 올해 장남이 중학생 되고 막내가 초등생이 되었다. 하지만 한 번도 찡그린 얼굴을 못 봤다.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덕담이 되고 본보기가 된 분이다. 이번에 발간하는 시집의 제목을 <다섯 남자와의 로멘스>로 결정했다. 4형제 건강하게 자라서 엄마에게 영광스런 아들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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