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관람에서 탈피한 테마 관광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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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관람에서 탈피한 테마 관광지로
  • 보은신문
  • 승인 1998.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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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이것부터 변해야 한다(1)
최근 교육부는 획일적인 관광형태로 진행되는 수학여행을 2∼3학급 규모로 수학여행단을 편성, 분산 시행토록 일선 학교에 지시한 바 있다. 과거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한 학년 전체가 한곳을 정해 다녀오던 획일적인 관광형태를 벗어나겠다는 의지와 교육계 비리로 연결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한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각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생야영 수련활동 역시 학년별, 남녀별 수준과 특성에 맞는 학교자체의 야영 수련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지도안을 마련하여 전교사가 참여하는 사제동행 수련활동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동안 속리산은 도시형 집단시설 지구로 약 46개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학생들의 수학여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숙식을 제공해 왔다. 속리산내 총 객실수는 약 1050여개로서 1일 약 1만여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로 시설을 확장해 왔다. 이러한 확장은 90년을 기점으로 증가와 감소를 거듭하면서 현재에 이르러서는 일반 탐방객의 감소와 IMF 한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속리산은 학생들의 청소년 수련코스로서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속리산은 한국 5대 사찰의 하나인 14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찰 법주사에는 국보 팔상전을 비롯 3점의 국보가 있으며 사천왕석을 비롯한 8점의 보물이 산재해 있다. 또 속리산에는 천연기념물 망개나무를 비롯한 8백70여종의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천혜의 보고인 것이다. 자연을 통해서 호연지기를 키우고 심신을 단련하여 고적과 문화유산을 답사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조건을 활용하면서 요즘 청소년들에게 옛것만을 보고 감상하라는 추상적인 여행지로는 설득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훌륭한 선조의 숨결이 담긴 유물이 있다고 해도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지 못하면 실증을 느끼게 되고 한번쯤 부모님과 함께 와 본 경험이 있는 청소년에게는 다시 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문장대를 등반하고 법주사의 유적을 관람하는 정도의 단순 관광은 70∼80년대 관광 형태인 것이다. 최적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이용한 테마개발 및 수련 프로그램 미비로 차별화 되지 않는다면 더욱 침체한 관광지로 변모해 나갈 것이다.

과거 한 학년 전체가 속리산을 찾아오던 수학여행이 형태가 많으면 100명에서 200명으로 제한되고 있는 지금, 숙박업소의 형태도 과거 수준에 머무른다면 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속리산 전체의 지역경제는 파산상태에 이를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각 학교에서 실시하는 수학여행 및 극기훈련의 근본 취지를 분석하고 유치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춰 나간다면 과거 75만명의 청소년 수학여행지로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속리산이 청소년들의 수학여행과 극기훈련장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최적의 조건은 갖추고 있지만 과거 단체위주의 탐방형태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시대적 흐름과 자체 프로그램개발에 소홀히 한다면 수학여행의 최적지라는 구호는 역사 속에 묻혀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먹고, 자고, 보고에서 탈피한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여행지로 변모하는 것 이 지금 속리산이 변해야 할 것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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