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인 복지공동체로 균형 발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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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친화적인 복지공동체로 균형 발전을…
  • 보은신문
  • 승인 1998.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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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수한질신, 울산광역시 의원)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뭘 그럴까. 자기 과시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과장해서 하는 말이겠지" 했었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 보니까 그 말은 정말이었다. 지구촌 시대라고 하지만 저 먼 유럽에가서 만나는 태극기의 의미는 정말 새로웠다. 어디 그 뿐이랴, 필자가 현대자동차에 몸 담고 있는 관계로 절대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게 그 나라에 굴러 다니는 자동차에 대한 관심인데 지구 저편 아득한 오지에서 우리 차를 만났을 때의 기쁨, 반가움, 자부심 등을 어떻게 표현 할까? 아마도 무임도에서 고향 사람을 만난 기분이리라.

아니 모자람 없는 애국심의 발로는 경쟁 상대인 대우나 기아차를 봐도 반갑고, 국내 재계의 라이벌인 삼성, LG, 대우 등의 광고탑 역시 그렇게 친근하고 뿌듯할 수가 없다. 서론을 거창하게 늘어 놓은 이유는 다름 아니라 바로 외국에서 느껴지는 모국의 존재만큼 고향을 떠나서 사는 사람이 느끼는 고향에 대한 사랑과 향수의 크기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세상에서 어머니, 사랑 등과 같이 포근하고 정감어린 말을 또 꼽으라면 고향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보은중학교 2학년때 양친을 모두 여의는 바람에 고향을 떠나야 했으므로 떠날 때는 슬픔과 한 이었지만 떠나서 객지를 떠돌면서는 고향은 늘 그리움의 대상이었고 외롭거나 힘들때마다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부모님 품안과 가은 존재였다. 30년 가까운 객지 생활 중 이곳 울산에서 19년째 살고 있으니 필자에게 있어서 보은은 낳아준 부모요, 울산은 키워준 보모인 셈이다. 그런 보은과 울산은 아주 대조적이다. 한쪽은 대표적인 공업 항구 도시이고, 한쪽은 농업과 관광에 의존하는 육지 속의 섬같은 곳이다. 바다로부터 가장 먼 내륙지방이며, 기차나 고속도로도 없는 그래서 발전이 더딜수 밖에 없는 고향에 대한 실망스러움을 느낀적이 있었다.

혼자 너무나 일찍 짊어진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때는 그리움의 대상일뿐 좀처럼 찾아 볼 수 없었던 고향이었는지라 10년쯤 처음으로 내차를 갖게 되었을 때 소원풀이 하듯 찾았던 고향땅은 왜 그리도 낙후된 모습인지 마음속에 품고있던 동경이 허물어지는 듯한 실망스러움이 컸었다. 공업도시 울산이 나날이 발전(?)하는 것에 익숙해 있던 눈에 비친 고향의 작고도 초라한 모습이라니… 그러나 그런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공업도시는 곧 공해도시라고 할 만큼 산업의 발달과 경제개발 즉, 발전에 비례하여 공기, 물, 땅의 오염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해 졌으니 말이다.

환경문제에 눈뜨고 보니 덜 오염되고 덜 파헤쳐진 고향산천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하지만 고향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고향의 산천 역시 경제개발 논리에 밀려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필자는 노조활동과 의정활동을 하면서 미력한 힘이나마 울산의 환경 지킴이가 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데 솔직히 절망감을 느낄 때가 많다. 단적인 예로 울산 시민들 대다수는 3~4급수로 만든 수돗물을 공급받는가 하면 공장에서 내뿜는 악취와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살아야 한다.

각종 생활·산업 폐기물 처리도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오염 시키기는 쉽지만 복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고향 보은의 미래는 어떻해야 하니? 후발 주자의 잇점을 살리는 길은 두 말할 여지도 없이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은 비록 지역 발전이 더딘 것 같지만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가치있는 투자이며 환경친화적인 복지공동체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보은의 수려한 산천이 잘 보존돼 언젠가 꼭 돌아가고 싶은 동경의 대상으로, 그리고 자랑스러움으로 남아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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