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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런 즐거움이~♬
[1420호] 2019년 03월 28일 (목) 박태린 (음악인) webmaster@boeuni.com

요즘 어쩌다 TV를 보면 젊은 학자들의 맛깔스런 강의가 눈과 귀를 사로잡곤 하는데, 흔히들 고리타분하다고 하는 <인문학>이 뜨고 있는 것 같다. 고전이 저렇게 재미있는 것이었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라던 <신채호>선생의 말씀을 생각해 보면, 인류의 지혜가 응축된 지적 양식이 가득 담겨 있는 고전과 역사를 제대로 알고 후손에게 전해질 적에, 우리의 미래는 더 밝아지지 않을까.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에서 문화유산 전문 교육사를 뽑는다는 내용의 기사가 눈에 들어 왔다. “와~! 재미있겠다. 한 번 해 보고 싶어.” 그런데, 관련학과 출신 의 모집 요강은 나하고는 전혀 해당이 없는 조건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포기하면 영원히 안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도 있잖은가? 도전 정신을 불러 세워 달랑 하나 가진 교사자격증을 믿고, 눈 딱 감고 이력서를 제출했다.
 지금 밖엔 꽃샘바람은 당연히 심심하면 불어대고, 몇 일 전엔 춘설(春雪)까지 난분분(亂紛紛)흩날리기도 하면서 꽃피는 봄을 완성시켜 보겠다고 천지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학창 시절 이렇게 몰입해서 공부를 했다면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인문학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를 가르치려면 열 개를 알아야 한다는 노자(老子)의 가르침을 새기고 새기면서.
 지난 해, 충북 도내 어느 중학교에서 문화재 수업을 하는데, 시작도 전에 서너명의 학생들은 책상에 엎드려 잠 잘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잠자는 학생은 절대 깨우지 말라는 지침도 받긴 했다. 필자의 여중고 시절엔, 점심 식사 후 식곤증에 깜빡 졸기라도 하면 어느 선생님은 분필총탄을 아낌없이 발사하기도 하셨다. 그런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세상이 서로에게 편하게 변한 것인지 내가 한참  뒤떨어진 것인지 알쏭달쏭 하기만 했다. 편한 것이 좋은 것인가? 좋은 것은 그냥 좋은 것인가?
 그러나, 선생님의 눈길 때문에 앉아서 눈은 칠판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엔 샤갈의 그림처럼 상상이 판타지가 되어 돌아다니고 있었으니, 관심도 없는 수업에 엎드려 자는 것이나 머릿속으로 무한대의 상상을 하는 것이나 무어 그리 다를게 있으랴...ㅋㅋ
스마트 폰 검색 한 번으로 많은 것들이 풀리는 시대에, 현실의 사정은 너무 뒤처진 것에 대한 불만도 학생들에겐 견디기 힘든 지루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옛 선비들은 잘 놀고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한다. 하인들과 석공(石工)들까지 데리고 다니며 풍류를 즐기는 것은 백성들의 삶이 아닌 양반들의 놀이였다. 민초들은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언제 글을 배워 풍류를 즐길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양반들에게도, 교통사정상 당나귀와 하인들을 대동해야 하는 먼 지방에 있는 명승지로의 유람이란 일생을 두고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선비들은 경치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시를 읊어 바위에 쓰고, 석공들은 글자를 파서 그들의 시와 이름을 새겨 놓았다. 지금 화양계곡에 가면 경치 좋은 곳의 바위에 새겨진 한시(漢詩)들이 소중한 문화재가 되어 남아 있다.
 그 시대에도 선비들의 호사스런 풍류 문화는 지나치게 자연(바위)을 훼손한다고 문제가 생기기도 했었다는데, 지금은 벌금까지 내는 부끄러운 일이 되었다. 또한 해외 수년전엔 유명 관광지에는 자신의 이름을 큰 바위에 새겨 넣고 페인트로도 써놓고 돌아 온 사람들이 있어 빈축을 사기도 했는데,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다. 이름없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에겐 내세우고 싶은 버젓?한 이름이 있으니까? (^^;;)
 선조님들의 유람기를 공부 하다 문득, 꽃 피는 봄이 오면 어디론가 한 번 나들이를 해야겠다 라고 한 달 전부터 계획했던 여행이 있었다. 아침저녁엔 차갑지만 낮이면 온기를 품은 바람이  손길을 내밀어 와, 참지 못한 마음은 벌써 여행길에 올라 버렸다.
 3월 말이 되면 남쪽 통영은, 만개한 벚꽃이 흰나비들의 군무(群舞)로 쏟아져 내리고 상춘객들은 꽃들의 댄스파티에 갇혀 버린다. 어쩌면 이번 여행 중엔 나도 꿈같은 풍류 한 번 즐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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