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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등대를 향하여!
[1412호] 2019년 01월 24일 (목) 시인 김종례 webmaster@boeuni.com

 우리 모두 새해 새벽빛을 맞이한 지도 엊그제 같은데, 기해년 첫 달도 어느덧 하순에 이르렀다. 우리 모두는 새 일출을 바라보면서 다시 평화와 행복의 자양분이 넉넉한 한해를 기원하며 힘찬 항해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나는 얼마 전 벽두 새벽부터 실로 안타까운 일을 접하게 되었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이 무면허 뺑소니 운전 차량에 치어 숨을 거두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정녕 인간이기를 거부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지 싶어서 난감한 심정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기해년 새벽빛의 그 찬란함이 퇴색도 되기 전에 세상은 이구동성으로 다시 외쳐대고 있다. 양심의 부재로 먹을 것이 마땅하지 않다고, 양심의 부재로 마음 놓고 숨 쉴 곳이 없다고, 양심의 부재로 편하게 누워 잠들 수가 없다고, 양심의 부재로 윤리 도덕성은 물론 교육의 본질마저 추락하여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재간이 없다고, 양심의 부재로 손전화 열기도 점점 두려워진다 등, 절망적 풍경들은 나열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많기도 하다. 작게는 구석진 쓰레기장부터 넓게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이르기까지… 양심의 정의적 해석마저 흔들리고 있는 절박한 풍경 속에 갇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위와 거짓과 가짜들이 판을 치는 광장에 내동댕이쳐진 어린 미아처럼, 바람을 안고 흔들리는 한 점 풍전등화처럼 위태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혼탁하고 어두운 시대라고 치부하거나 단념하기보다, 우리는 양심의 가치를 지키려는 의지의 존재 여부, 양심의 가치 추구를 위한 사회와 국가의 노력, 그리고 그 가치를 어떻게 정립해야 되는지에 대하여 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양심의 척도는 태초부터 고유하게 생겨난 불변적인 것인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하고 있는지가 논의되고 있지만, 일반적인 개념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과 평가에 대한 느낌을 말함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내 안에 양심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양심의 등대를 튼튼히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정녕 이 세상을 밝은 빛으로 채우겠다는 맑고 밝은 정신이 존재한다면, 일말의 양심을 회복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 불릴 만큼 그 어느 생물체보다도 귀한 존재감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이기에, 그 본질적인 영혼 속에 귀하디귀한 양심이라는 보석같은 정신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박사 논문에 패스했다 하여도, 그 영혼에 양심이 없다면 결코 귀한 사람으로 칭함을 받을 수가 없으며, 그 지식과 전문성은 참으로 위선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양심이 제대로 정립된 사람만이 이 시대를 진두지휘할 당당한 자격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자본국가의 별인 재벌의 수장이라 하더라도, 그 영혼에 양심이 없다면 사회 경제를 갉아먹는 부패기업 좀벌레에 불과할 것이다. 아무리 최첨단의 성형 수술대에서 빛나는 외모로 다시 태어난다 하여도, 그 정신 속에 양심이 없다면 한낱 조형적 밀납 인형에 불과할 것이다.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영혼의 아름다움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천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인이라 하더라도, 그 영혼에 양심이 없다면 끝내 타락의 늪으로 빠지게 될 것이다. 사람다워지는데 가장 근간이 되는 양심의 뿌리가 튼튼하게 뻗어갈 때, 아름다운 파라다이스도 창조되기 때문이다. 또한 교회나 사찰 등 모든 종교계에 양심이 부재하다면, 한낱 우상의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마술사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뒤틀어진 세상에 진정 빛과 소금으로 건재하려면, 무엇보다도 양심을 올곧게 지켜가며 양심의 등대를 밝히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양심의 횃불을 높이 든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신과 세상을 어두운 늪지대에서 건져낼 때, 사람답게 살아갈 생명질서의 터전은 마련될 것이며 나날이 기승을 부리는 바벨탑의 거짓과 교만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리라.
 인류의 새로운 해가 다시 떠오른 1월은 우리 함께 양심의 등불을 환하게 켜야 할 시점이다. 존귀한 신성의 빛이 세상 구석구석을 환히 비추도록 양심의 조도를 맞추어야 할 때이다. 우리 모두 양심의 밝은 등대지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평화의 강물이 휘돌아 흐르고 희망의 깃발이 휘날릴 수 있기를 기원해야 할 지금이다. 우리 삶의 오솔길에 양심의 모티프가 조각조각 이어짐으로써, 희망풍경이 여기저기서 속출하기를 기원해야 할 지금이다. 올해는 우선적으로 다 함께 선곡해서 불러야 할 애창곡이 양심의 선언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양심의 바다 희망풍경에 풍덩 잠수함으로써, 평화와 행복이라는 보물을 동시에 캐어내는 기해년이 되기를 기원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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