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17 목 16:28
인기검색어 : 국도, 보은황토배
 
 
> 뉴스 > 종합 | 독자마당
     
인연이란
[1410호] 2019년 01월 10일 (목) 박태린 (보은전통시장 음악방송 DJ) webmaster@boeuni.com

<인연>이란 단어를 만날 때마다, 인간관계에서의 인연이라면 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 라는 뻔한 결론으로 세뇌되곤 했었다. 악연만 아니라면 어떤 의미에서든 인연이란 관계를 뜻하는 것이니 한 세상 살아가자면 당연한 것.
 연주와 여행으로 정신이 없이 지내고 난 연말 즈음, 여주의 시인친구 홍은숙에게 초대를 받게 되었는데 바로 <보은문학회> 모임이었다. <나요, 오장환이요>라는 제목의 <문장대 제 21집>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몇 년 전부터 안면이 있는 <김록수 보은문학회회장>의, 깊은 묵상에 잠겨 써 내렸을 <적요>와 <늙은, 말>이란 시가 마음속으로 깊이 공감 되었다. 그리고 홍은숙 친구의 시 몇 편중엔 새로운 시<은행나무>도 실려 있어 진정 반가왔다. 여고를 졸업하고 헤어진 후 나는 그 친구가 생각날 적마다 그녀의 소질을 발휘하여 뛰어난 문인(文人)이 되기를 기원하곤 했었다.
 “저 분이 오장환 문학관 관장인 임선빈 선생님이야” “뭐라구?” 친구에게서 오장환 문학관 관장님에 대해서는 몇 번 들었는데, 앞자리에 앉아 계신 분이 임선빈 작가일 줄이야.. 내 이름을 들은 임선생님은 대뜸 “제가 선생님 팬이예요” 하면서 반색을 하셨다. 사실은 나도 그분의 글을 신문에서 열심히 찾아 읽던 독자들 중의 한사람이기도 했었다.
 내가 신문의 조그만 한 모퉁이에서 전통시장에 관한 짧은 꽁트를 쓰고 있을 적에 임선빈 작가는 같은 신문에 번듯한 수필을 쓰셨다. 이런 것을 인연이라고 하는 것일까? 반듯하고 심지 깊은 정갈한 수필을 읽으면서, 보은으로 귀향하고 난 후 가장 궁금증을 가지게 했던 새로운 인물이었는데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만나고 보니, 푹푹 발이 빠지는 눈 쌓인 산길을 걷다가 느껴지는 목마름, 그때 마시던 뜨거운 커피 한 잔이 주는 시원함 이었다.
 그런 인연을 만들어 가는 와중에는 연말과 연초를 병원에 계셨던 아버지의 주변 분들도 포함되는데, 한양병원 203호 병실 환자 여섯 분 중 두 분을 제외하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지내시던 아버지의 이웃마을, 또는 건너 마을에 사는 지인들이셨다. 질주하는 세월 앞에 노환으로 병원에서 다시 만나신 것이었다. 유한(有限)한 생명을 받아 태어났기에 해결할 수 없는 세월의 장난, 육신의 고통 없이 생을 마무리할 수는 정녕 없는 것일까?
 아버지를 담당하신 <1내과 전대형과장님>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미소가 떠나지 않는 편안한 얼굴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셨다. 불편한 곳이 있으면 언제나 보살펴 주겠으니 찾아오라고 하는 호인 같은 얼굴은,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서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는 연예인같은 생기있는 미소를 지니셨다. 지난 7월에 폐렴과 욕창으로 입원하셨을 적에도 쌈빡?한 아이돌 같은 마스크의 <주철환과장님>을 만나 많은 친절을 받았는데 한양병원 내과 선생님들 외모는 가히 수준급. 훈남 타령한다고 누가 뭐라진 않겠지? ㅋㅋ~!
 또한 아버지를 극진히 돌봐 주신 간병인 선생님들께 감사한다.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라도 환자에게, 다정한 미소를 잃지 않고 이야기를 건네주시던 분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깊어 수발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정신없이 약 2주간 아버지가 계신 병원으로 삼시 세끼 죽을 끓여 나르는 것이 측은해 보였는지 <경원상회>박창숙 사장님은 아버지께 저녁식사를 드리고 돌아가는 필자에게, “아나운서, 밥 먹으러 가자”. 음악방송DJ는 가끔 이렇게 아나운서도 된다.ㅎ~
덕분에 가게에 오신 손님 두 분을 포함한 여인 네 명은 아구찜을 먹으면서 사라져가는 무술년의 마지막 날 저녁 시간을 오붓하게 보냈다. 피곤한 육신이 따르는 한 잔의 술, 자유롭고 싶은 영혼으로 받아 마시면서...
 잠시의 저녁식사였지만 정말 전생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사이였기에 이렇게 편하게들 지낼 수 있었을까? 박창숙 사장님과는 또 어떤 사이였을까? 감사한 마음은 전생에 대한 궁금증으로 발전, 밑도 끝도 없는 생각의 사슬 속에 나를 끌어 들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런 모든 만남들은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인연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박태린 (보은전통시장 음악방송 DJ)의 다른기사 보기  
ⓒ 보은신문(http://www.boeun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이주의 이모저모
인간미 넘치는 박희동 경찰서장 부...
이장열 선생, 수필집 ‘삿갓영감의...
"보은신문 창간 29주년을 축하드...
“정론직필로 보은발전에 앞장서겠습...
집배원오토바이 화재 ... 발 빠...
“금강의 발원을 따라 대청호로 가...
재경보은군민회, 지속적 발전에 가...
"주민의 삶과 질 향상이 보은의 ...
연송적십자봉사회, 황규동 회장 취...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376-800 충북 보은군 보은읍 교사2길 18 | 개인정보관리책임자·청소년보호책임자 나기홍
사업자 등록번호 302-81-04861 | 제보 및 각종문의 043-543-1540 | 팩스 043-543-6409
Copyright 2003 보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agiho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