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돼지의 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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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돼지의 과욕
  • 최동철
  • 승인 2019.01.0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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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오행 상, 흙토(土)에 속하니 황금 돼지해다. 돼지는 새끼를 많이 낳아 집안 살림을 늘려주므로 부(富)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또한 아무거나 잘 먹는 식성과 걸맞은 듬직한 체구로 인해 욕심을 표현하는 대명사로 자주 쓰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저분과 욕심뿐인 음란한 동물의 전형이기도 하다. 천성은 착하지만 식탐에 구정물이든 뭐든 꿀꿀대며 들이미는 주둥이는 추종을 불허하는 외곬수다. 오죽하면 예를 갖추지 못한 사람을 “돼지만도 못한 자” “저 못된 주둥이...”라고 했겠는가.

 돼지의 과욕을 비유한 우스갯소리도 있다. 늘 구정물 먹고 갇혀 살아가는데 염증이 난 돼지 몇 마리가 조물주를 찾아갔다. 한 돼지가 먼저 “소로 살고 싶다. 소처럼 부지런히 일도 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싶다”고 빌었다. 조물주는 “소가 되어라”하고 들어 주었다.

 두 번째 돼지는 “새가 되고 싶다. 이 육중한 몸을 벗어나 가벼운 몸으로 하늘을 날고 싶다”고 빌었다. 조물주는 그 돼지에게도 “새가 되어라”며 들어주었다. 또 한 돼지는 “날렵하고 재빠른 몸을 가진 쥐가 되고 싶다”고 빌었고, 조물주는 쥐가 되게끔 해 주었다.

 그런데 욕심이 너무 많은 어느 한 돼지는 소원을 미처 말하지 못하고 꿀꿀거리기만 했다. 조물주가 거듭 물으니 그제야 “저는 소처럼 인정받는 삶도 살고 싶고, 새처럼 하늘도 날고 싶고, 쥐처럼 재빠른 몸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조물주는 이 욕심 많은 돼지의 소원도 들어 주었다. “소·새·쥐가 되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 돼지는 소시지(sausage)가 되어 뜨거운 불판위에서 먹음직스레 익어가는 핫도그(hot dog)가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한 번에 한 움큼씩이다. 결코 두 움큼을 한 번에 다 쥘 수는 없다. 보은군은 대추 재배 등 전통적 농촌지역이다. 또한 명산 속리산과 명찰 법주사 덕에 관광산업도 원만하다. 최근엔 ‘스포츠 메카’를 내세워 스포츠 레저산업도 점차 활성화 되고 있다.

 올해도 세 분야를 주축으로 추진하면 될 것이다. 한꺼번에 모든 문제를 동시에 풀려고 하면 ‘소시지’가 되어버린다. ‘대추’하면 ‘보은’, 스포츠 선수단 훈련해도 ‘보은’, ‘속리산 법주사’하면 ‘보은’이라 전국 방방곡곡에 알려진다면 내방객이 점차 증가할 것이다.

 유입인구 또한 자연스레 늘어나 인구감소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예부터 살기 좋은 고장이라 소문이 난 곳은 가만히 있어도 절로 인구가 불어난다. 세계각지의 이주민이 파도처럼 미국에 몰려드는 것과 같이 살기편한 보은군을 건설한다면 말이다.

 올해도 개인의 과욕 버리고 군민 모두 합심하여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마음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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