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적용, 친환경 농법으로 소비자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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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적용, 친환경 농법으로 소비자 공략
  • 송진선
  • 승인 2001.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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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도 아이디어 시대
첨단의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개발해 사업에 도전하는 창조적인 것 이것이 바로 벤처다. 벤처는 공업관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농업분야에도 벤처기법이 적용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많다

당연히 농산물 품질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농산물의 품위 유지가 가능하고 고가임에도 소비자들의 주문은 늘어만 간다. 따라서 지역 농산물이 국내 농산물과의 경쟁력도 떨어지는데다 농산물의 수입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금 과거의 영농기법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농업의 전체적인 멸망을 가져올 뿐이다.

현재 우리 지역 농업인들의 영농기술은 새로운 것이 없다. 영농에 아이디어를 접목시키지 않고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농약을 치는 것이라고 치고, 비료줄 때가 되면 비료를 주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사이클로 농사를 짓는다.

소비자들이 아무리 저공해, 친환경적인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고 이러한 농산물이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된다고 해도 먼 나라의 이야기 쯤으로만 여기고 또 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까다롭다고만 여기고 있을 뿐이다.

타 지역 농민들이 농업을 벤처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과 우리 지역 농민들이 행정기관에서 해주기만 바라고 있고, 보조금 있는 것만 선호하는 것과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역 농업인들도 영농에 대한 새로운 도전 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각 지역의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농업인들의 노력을 소개해본다.

▲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신대리의 무농약 오리쌀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으로 6월6일 토고미 푸른 마을 오리 쌀 축제까지 준비하고 있다. 토고미 환경 농업 작목반은 이번 축제 기간 동안 오리농법에 사용할 오리를 방사하는 오리 일꾼 일터 보내기 행사도 개최하는데 도시민들의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오리를 논에 방사할 경우 오리가 논을 휘젓고 다녀 잡초가 자라지 않는데다 병해충을 잡아 먹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벼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청정 쌀을 생산할 수 있다. 토고미 마을을 지난 99년 환경농업을 원래 4명의 농업인이 모여 출발, 현재 18명의 주민이 작목반을 꾸려가고 있으며 작년에 환경농법이 인정을 받아 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쌀과 고추, 감자 품목이 품질인증을 받기도 했다.

작년 80kg 쌀 한가마를 시중가격보다 4∼5만원이 높은 21만원에 판매하는 등 고수익을 올렸다. 토고미 마을은 고추와 감자 밭에 가마니 거적을 깔아 진딧물 등의 발생을 억제하고 토양이 산성으로 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키토산을 뿌려 청정 고추와 감자를 생산하고 있다.

▲순천시 컴앤시(Come @nd See) 농장은 ‘철저한 환경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들이 현장을 찾아와(Come) 땅벌레가 흙고물을 만들고 곤충이 춤을 추는 모습을 직접 보고(See) 여기에서 난 농산물을 채취해 맛을 봄으로써 소비자는 즐거움과 건강을 얻고 생산자는 기쁨을 느끼는 상생의 장’이라고 한다.

컴앤시 농장은 작목별로 스터디 그룹을 결성하고 그 리더들을 뽑아 친 환경 농사꾼으로 무장시켜 다시 이들이 해당 농가들에게 친 환경농법을 전달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토론회를 갖는다.캠앤시의 간판 상품은 딸기와 쌀과 복숭아. 딸기는 토착 미생물에 흑설탕을 섞어 배양해 뿌려주며 복숭아는 달걀식초와 한방 영양제, 쌀은 이엠(EM)퇴비와 아카시아, 쑥, 미나리 등으로 만든 액비를 사용 청정 농산물 생산해내고 있다.

이들이 이같은 생각을 한 것은 순천시가 바로 문화재가 많은 관광지로 관광자원에 친환경 농사를 접목해본 것이다.

순천은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국가 지정 문화재 41점 등 모두 95점에 달하고 낙안읍성과 주암호, 송광사, 태고종의 본산인 선암사 등 풍부한 관광자원에다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순천만을 끼고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데 착안한 것이다.

컴앤시 농장은 입소문으로 인해 서울 도봉구 주부들의 견학장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환경농업의 제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컴앤시농장은 앞으로 전 품목에 대한 품질인증을 받고 환경 농업 교육장을 세우며 전문 판매장을 개설함과 아울러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베란다 농업을 보급할 당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북 익산 왕궁벼 연구 모임은 전북 익산시 왕궁면의 51농가로 구성됐다. 그동안 아무나 하는 평범한 기본농사였던 벼농사의 개념을 노력해야만 잘 짓는 농사로 바꿔놓고 있다. 이들 모임이 특별한 이유는 다른 곳보다 앞선 품종선택. 왕궁면을 신품종 보급이 다른 곳보다 2∼3년씩 빠른데 요즘 신품종 볍씨를 구하는 곳으로 전국에 소문나 있다.

이들의 다양한 신품종 볍씨는 지역적응 시험을 위한 독특한 전시포와 증식포 운영을 통해 얻어진다. 연구모임은 2000년 600평의 시험포에 32개 신품종을 재배, 전시하고 토질에 맞고 밥맛도 좋고 쓰러짐 피해도 적은 품종을 선택하게 되는데 특히 전시포의 품종별 관행농법과 시비처방 농법의 비교전시로 농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축산분뇨 시비 및 제초제 시용 시험과 생산비 절감을 위한 무경운 담수산파법 시도 등 다양한 재배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 친환경 농법 벼 농사단지를 만들기 위해 2년전부터 토양검정과 철저한 시비 처방에 따른 맞춤 비료를 사용한다.

이같은 시비처방으로 비료대의 30%를 절감하고 적정 비료의 사용으로 쓰러짐 피해를 거의 입지 않고 수확 증대와 미질 향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또하나 아무리 바빠도 선진지 견학을 빠뜨리지 않고 일년이면 몇차례씩 농업 시험장을 반드시 찾는다고 한다. 이외에 농민들의 부단한 연구에 의한 선진 농법으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곳이 많다.

연구는 대학 교수나 연구원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농민들도 부단히 자기가 재배하는 주요 작물에 대한 부단한 연구로 그 분야에서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해내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저 봄이 되면 씨뿌리고 가을이면 거둬들이는 누구나 하는 그런 농사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

농작물을 수확하고 난 후 늦가을부터 이른 봄 씨를 뿌리기 전까지 우리 지역 농민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경로당에 모여 화투놀이 등으로 시간을 떼우고 날씨가 풀리면 바닷가로 회나 먹으러 다니고 꽃 축제하는 곳에 가서 돈을 쓰고 다니는 것이 고작이다. 선진 농법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을 찾아가 하나라도 배워야겠다고 견학을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제는 농업도 벤처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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