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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내 신세야~!
[1404호] 2018년 11월 29일 (목) 박태린 (보은전통시장 음악방송DJ) webmaster@boeuni.com

 운동도 할 겸 20여분 거리를 걸어 출퇴근 하면서 길거리에 걸려 있는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눈 여겨 보기도 하며 그 날의 방송 멘트를 생각한다. 매일 다니는 길이지만 플래카드도 수시로 바뀌고 풍경도 조금씩 바뀐다. 첫 인사멘트에 그 날의 주제와 소제가 모두 들어 있게 되는데 이어서, 하루의 음악과 멘트, 그리고 그 날 어울릴만한 시(詩)를 찾는다.
 몇 일 전 일요일 아침에는 비가 섞인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이게 왠일이래요? 함박눈이닷~! 청주로, 제주도로, 서울로, 부산으로 카톡을 날렸다. 보은에는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아~~! 답장들이 쇄도한다. ‘좋겠다, 좋겠다, 여기는 하늘이 멀쩡한데...“ 청주 용암동에 사는 막내 여동생은 ”작은 나라에서도 이렇게 날씨가 제각각인데 대륙 같은 곳은 어떨까?“ 범세계적?인 관심까지 답장으로 보내 준다. 어릴적부터 총명하고 이쁜 동생이다.
거실에서 삼년성을 올려다보니 진눈깨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내일은 눈을 맞고 있는 삼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스토리를 엮고 있는데, 청주 사는 여동생 둘이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를 찾아뵙겠다고 달려와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생각속의 이야기들은 흰 눈처럼 가볍게, 펄펄 날아가 버린다.
 어느 날인가 방송에 대해 뭘 좀 아는척? 연주를 같이 하는 단원이 물었다. ”방송작가는 있나요?“ ”전데요?“ ”음향조절은 누가 해요?“ ”제가요“ ㅋㅋ..
전통시장에선 필자가 방송작가도 되고 선곡도 하고 음향조절도 한다. ♬
 방송국의 음악방송이던 시골의 전통시장 작은 골목 음악방송이던 같은 방송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방송국에는 PD가 있고 방송작가가 있고 음악을 선곡하는 전문가가 따로 있고, 그리고 또 볼륨을 조절하는 담당자가 따로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음악방송이라고 하면 그런 인물구성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상식인데, DJ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친다는 것을 이야기 하면 너무 웃기고 재미있다고 하하~ 웃는다.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데 컴이 심술을 부릴 때가 있다. 부팅이 제대로 안 될 때도 있고 방송 중에 음악 저장 작업이라도 좀 하려면 불시에 꺼지기도 하더니, 드디어 대형사고 발생. 지맘대로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다가 이를 어쩐대요? 애들 표현대로, 아주 맛이 가버렸다.
 전통시장의 컴퓨터를 새로이 관리 하신다는 분을 뵙고 보니, 집에 있는 컴퓨터가 말썽부리면 찾아가던 서비스센터 <김동훈>사장님이셨다. 컴퓨터 본체를 들고 서비스센터를 찾아가면 말없이 설명만 들으시던 목석(木石)같은 표정을 지닌 분이셨다.
 방송실의 컴퓨터 고장상태를 점검 후, 이튿날 부품인 그래픽 카드와 HDD(순차접근기억장치)를 가지고 수리를 시작, 프로그램을 다운 받는 긴 시간이 되자 다시 침묵에 잠긴 목석으로 변했다. 그러나, 컴퓨터에 관한 질문을 하고 싶어 기회다 싶어서 이런 저런 질문을 드릴 때는 얼음조각 같은 표정이 풀리는 것을 보면서 전문가가 되기까지는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 그런 시간들이 직업적인 표정까지도 만들어 냈음을 보았다.
 해당분야의 전문가들과 질문과 발문(拔問)을 하다보면 얻어지는 것이 많으니, 귀찮게는 했지만 덕분에 몇 가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팁을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오후방송은 가능하게 해 주신 뒤 가셨는데 또 음악이 출력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웠다.
할 수만 있다면 생선 내장 꺼내듯이 본체 속을 확 뒤집어서 고칠 수 있으면 얼마나 속이 후련할까요? 오후 4시쯤 오셔서 컴을 다시 점검하셨는데 업데이트된 프로그램을 잘 못 이용한 나의 실수였다. 아이구, 무지(無智)한 내 신세야~! 
 컴퓨터는 다시 예전의 씩씩한 모습으로 복구되고 어둠이 내려앉은 시장골목엔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컴퓨터가 정신 차리니 내 정신도 돌아 왔다. 배고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박태용&임진경(호티끼우)사장님 내외가 운영하는<즉석두부>에 들리니, 베트남 호치민에서 여고를 졸업하고 결혼 후 보은군민이 되어 살고 있는 정완이 엄마가 반갑게 맞아 주셨다. 구수한 냄새가 코에 감겨오는 따뜻한 두부 한모와 순두부,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비지를 샀다. 사흘 동안 컴퓨터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었던 마음이 그녀의 따듯한 미소로 일순,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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