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5.20 월 15:41
인기검색어 : 국도, 보은황토배
 
 
> 뉴스 > 종합 | 삼파수
     
착시(錯視)와 착각(錯覺)
[1403호] 2018년 11월 22일 (목) 김홍춘 webmaster@boeuni.com

참 많은 낙엽을 쓸어본다. 유아원 뜰을 애기들 오기 전 일찍이 다양한 색들의 잎새들을 한빗자루 한빗자루를 쓸고쓸고 쓴다. 생각을 해본다. 이 다양한 색들을 저 나무들은 어찌 만들어 놓았을까? 지나던 노인이 한 말씀을 하신다. 힘들게 하지 말고 나무를 마구 흔들어 잎새들을 떨구라고. 웃으면서 한마디 건넨다. 이 나무 베어버릴까요? 노인이 웃으며 지나친다.
봄날 병아리 주둥이처럼 뾰족 나오던 그 모습이 여름을 지나 흔히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로 변한다. 나무나 잎새나 태양의 광합성 때문에 성장을 하지만 단풍색 중 아름답게 보이는 노란단풍은 엽록소 중 카르티노이드, 빨간단풍은 안토시아닌이 만드는 색깔이다. 이러한 색깔들을 광합성이 받아들이지 않고 잎새들이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으로 반사된 색들을 아름답게 본다. 생물학적으로 착시일수도 있다.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잎새들을 보니 갑자기 오헨리가 쓴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잎새들이 떨어지던 11월쯤 우울증과 폐렴으로 병상에 드러누워 있던 존시는 친구에게 “저 나무 가지에 붙어 있는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는 날 아마 나는 죽음을 맞이할 거야.” 그 말을 들은 친구 주우는 유명하지 않은 화가인 가난한 화가 노인에게 부탁해 잎새를 그려 친구의 병을 호전시켜 회복되었다는 나뭇잎 이야기이다. 혹한 중 그림을 그려 놓은 노인은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고 그 과정을 주우는 후에 존시에게 사실을 알려주었다 한다. 잎새와 자신의 죽음을 함께 생각했던 존시는 착각과 착시를 혼돈하지 않았을까?
후한 말 때의 이야기다. 학자이며 장관인 응소라는 댁에 주부인 두선이 상관인 응소댁을 찾아뵙고 술자리를 취하도록 가졌다. 집으로 돌아간 두선은 병이 생겨 출근도 하지 못해 의원들도 원인을 알 수 없어 두선에게 물으니 두선 왈 “내 몸속에서 뱀들이 우글거려 도저히 살수가 없다”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상관인 응소는 당장 “내 집으로 데려오라” 명하고 함께했던 잔에 술자리를 똑같이 마련하고 두선에게 술잔을 놓고 “자네 그 잔에 보이는 것이 무엇인가”하고 묻자 잔을 보자 두선은 기겁을 하며 “큰 뱀이 있습니다”하자 응소는 “자세히 보게 나. 그것은 뱀이 아니라 자네가 이와 똑같이 함께 술잔을 나눌 때 내 뒤에 걸려 있던 활이 자네 술잔에 비추었을 뿐이네. 자내는 그것을 뱀이다 생각하여 지금의 병이 생겼을 뿐이네.” 그 후 물론 두선은 병이 나았다. 참으로 이 또한 착시일까 착각일까? 사자성어 중 배중사영(杯中蛇影) 이야기다.
조상 잘든 덕에 지방 현감으로 있던 사람의 이야기다. 평생 하나, 둘, 셋, 넷, 수를 세지 못하고 둘씩 싸잡아 한 쌍, 두 쌍...밖에 모르는 현감은 오리 기르기를 재미로 살았다. 어느 날 오리 중 한 마리를 하인이 잡아먹은 다음날 변함없이 현감은 오리숫자를 헤아리기 시작했다. 한 쌍 두 쌍...어쩌리. 쌍이 맞지 않자 현감은 몹시 화가 나 하인을 심하게 매질하며 “오리 한 마리가 모자라니 내일 중으로 짝을 맞추어 놓으라. 아니면 너는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하니 하인은 그날 저녁 다시 한 마리를 잡아먹었다. 이튿날 현감은 짝이 맞자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이래서 형벌은 꼭 필요한 것이다”며 흡족해 했다. 과연 착시일까 착각일까?
사람은 태어날 때 부모로 시작해서 수많은 사람과 인간들을 만난다. 그들과 어떤 이유든 이별하고 헤어진다. 그러한 관계들 중 거의 서로의 착오와 착시가 중요한 작용을 한다. 살아 있는 동안 사람과 인간관계에서 착각과 착시를 줄이기 위해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도 필요할 것 같다. 서로의 상처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김홍춘의 다른기사 보기  
ⓒ 보은신문(http://www.boeun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보은읍 ‘패션타운’ 헐고 공영주차...
이익은 업자, 피해부담은 보은군 ...
이주의 이모저모
‘2019년 속리산 신(神) 축제...
보은군, 행복주택 준공 및 기공식...
마로면 임마누엘 교회, 어르신 섬...
고객지원서비스 공업사 없어 이용자...
주민 게시판
통합사회단체 박병준 회장, ‘20...
'나비넥타이'와 '현장 안전점검'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376-800 충북 보은군 보은읍 교사2길 18 | 개인정보관리책임자·청소년보호책임자 나기홍
사업자 등록번호 302-81-04861 | 제보 및 각종문의 043-543-1540 | 팩스 043-543-6409
Copyright 2003 보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agihou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