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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은군희회 의장 김응선
  • 승인 2018.10.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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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치열했던 여름을 지낸 탱글탱글한 대추가 전국민을 맞이하고 있는 축제의 계절에 충북주민자치 역량강화 워크숍이 보은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전상직 중앙회장은 친필 족자를 수상자에게 전달해 주어 특별한 감명을 주었는데, 거기에 쓰인 두 글자는 ‘동행’이었습니다. 아마도 주민자치, 지방자치는 ‘주민과 함께 가는 것’ 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을 겁니다.
군민과 소통하는 열린의회를 의회운영의 방침으로 삼고 있는 보은군의회는 9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시행한 국외 공무연수 중에도 지역의 인터넷 언론사를 통해 연수지역 및 연수활동을 매일매일 공개해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지난 10월 12일 제 322회 임시회 중 군수님의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주문하고 산회를 산포한 것과 관련해 많은 얘기가 오가는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군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아 송구합니다만 의회의 위상을 실추시켰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단행한 조처였습니다. 군민 여러분들의 이해를 바라며 일련의 과정을 소상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보은군은 2개의 국(局)을 설치하고 축산과를 신설하기 위해 행정기구 개편안을 추진했습니다. 자치행정국, 산업경제국, 축산과 신설로 사무관 3명이 늘고 6급 이하 직원도 5명이 증원되는 것이 주요골자입니다.
본 안건은 의회의 승인사항으로 의원들 간에 의견을 조율 중이었고 조직개편안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인데 집행부가 승인을 전제조건으로 7명의 사무관 승진 내정자를 일괄 발표했습니다. 올 연말 사무관 4명의 퇴직예정자가 있어 4명의 승진 내정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4명 외에 3명을 더 내정했는데 이는 군의회가 행정기구개편 관련조례의 의결을 전제한 행정행위로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군의회의 이번 임시회 산회를 선포하고 이후 의회일정을 중단한다고 한 것은 이 같은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지적한 것입니다.
집행부는 의회가 해외에 나가기 이틀 전인 9월 28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기구 개편으로 늘어날 3명을 포함한 승진자를 미리 확정했습니다. 이때까지도 의회에는 일언반구 없었습니다. 뒤늦게 해외에서 확인한 우리 군의회는 의회사무과를 통해 집행부에 행정기구 개편 없이 7명 승진은 불가함을 알렸습니다. 그럼에도 집행부는 의회의 의견을 묵살한 채 10월 2일자로 승진자를 내정 발표했습니다.
집행부는 인사는 군수의 고유권한이라고 합니다. 물론 군의회가 군수가 단행한 군 인사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의회가 문제 삼은 것은 행정기구 개편과 관련해 의회의 의결도 받지 않고 7명의 승진자를 내정한 것에 대한 절차상의 하자입니다. 의원은 의사결정 과정에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며 의안 심의 중에 승인을 예단하고 승진 내정자를 발표한 것은 의회를 압박한 행위이고 일의 순서를 뒤집은 도발행위입니다. 군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는 법과 원칙의 틀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집행부가 선 시행하고 의회가 추인을 하라고 하는 것은 의회를 거수기로 여기는 것입니다. 심한 모멸감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의원들이 득 과 실을 따져보고 효율을 높이고자 숙의하느라 늦어진 것을 집행부가 먼저 결정하고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강요는 이제 지양돼야 합니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충분히 협의하고 의회의 승인을 얻은 후에 일을 추진하는 절차와 수순을 지켜줄 것을 당부합니다. 내정된 승진자들은 충분히 자격이 있는 모범적인 공무원들입니다. 그러기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군수와 불편함이나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상호간에 권한과 위상이 존중되고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의회의 문은 군민뿐만 아니라 집행부에도 항상 열려 있습니다. 보은군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군수와 군의회가 상호 존중하고 소통하며 아름다운 동행을 할 것을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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