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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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회복
  • 보은신문
  • 승인 1998.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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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보은 죽전, 군청 서무계장)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물질문명의 발달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과 풍요로움을 주었지만 거기에 따른 값비싼 희생도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희생중에 많은 것이 있겠지만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도덕성 상실이라고 볼 수 있다. 물질만능주의, 황금만능주의, 사람의 인간성 기준도 성공의 의미도 돈으로만 판단되는 세상,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에 대해 전혀 문제의식을 갖지 않으며 부만 있으면 도덕성은 자연적으로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세상, 돈을 위해서라면 도덕은 물론 인륜까지 저버리는 세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요즈음 같은 어렵고 힘들며 가치판의 혼란까지 초래하는 IMF시대에서는 도덕성이란 갖고 있는 것 조차 거추장스러워 보이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나만은 전혀 도덕성에 문제가 없으며 내 판단은 항상 올바른 것으로만 생각하며 나와 관계없는 일에는 옳고 그름을 이야기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며 잘못된 일에 대하여는 나아닌 누군가가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하고 분노하고 개탄하기 보다는 무관심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처리되는가 호기심 아닌 호기심을 갖고 있는 것이 그게 나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그 단편적인 예로 탈옥수 신창원을 들 수 있다. 『탈옥수 신창원』 그 탈옥수 신창원이 언제적 이야기인가. 그러면서 지금까지 탈옥수 신창원을 잡지 못하는 것이 과연 경찰의 잘못만인가? 연일 보도되는 내용으로 보면 경찰에서 잡고자하는 의지력과 수사력이 미비해서 신창원을 잡지 못한다는 내용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범죄인을 잡아야 하는 것은 경찰의 임무고 책임이지만 모든걸 경찰에게 돌리기엔… 경찰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좀 찜찜하다. 그것은 우리들 마음속에 정말 잡아야 되며 그런 사람은 잡아서 우리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마음 한구석에서는 신홍콩판 영웅본색처럼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해 묘한 호기심을 갖고 그에 대한 잘못을 따지기 앞서 마치 이시대의 어렵고 힘든세상에서 희생자로서 판단하여 어쩌면 영원히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수수께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어찌보면 하루에 신빙성 없는 제보를 100여건씩 하는 것을 보면 마치 수사력을 혼돈시켜 도주를, 도움 아닌 도움을 주고 있으며 그리고 사실일지는 모르지만 그를 돕고 있다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어찌 신창원이 조속히 잡히길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러면서 우리는 왜 아직도 잡지 못하는가라고 누구에게 되물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 그것은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도덕성이 점점 왜곡되고 변질돼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하고 관계 없는 일은 올바르고 정의감보다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옳고 그름에 대해서 별의미를 두지 않는다.

사실 우리 모두가 매사에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흑이나 백과 같이 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 요즈음에는 회색이라는 흑도 아니고 백도 아닌 중간성이 이 시대를 살어가는 하나의 철칙이 되어 버렸으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세상을 사는 방법아닌 방법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모두가 힘든 세상이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도덕이 어떻고 정의가 무엇이냐고 소리치고, 누가 누구에게 무엇이 옳고 그름을 얘기할 수 있으며, 그것이 지금의 현실에서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 회복이다.

그것마저 무너져 버린다면 메마른 인정과 삭막함이 더해가는 세상에서 무엇을 갖고 살 수 있겠는가? 잃어버린 경제력을 되찾기 위해 애를 태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잃어버린 경제력을 되찾기 위해 잃어 버려서는 안되는 도거성을 잃어 버리는 일이 없어야겠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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