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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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뿐입니다~♡
  • 박태린 (보은전통시장 음악방송DJ)
  • 승인 2018.07.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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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전통시장 상인회에선 전주와 서천의 전통시장으로 선진(先進))시장 견학을 다녀왔다. 서천의 전통시장 생선전 골목에선 선글라스가 너무나 멋지게 어울려서, 촬영 나온 영화 배우같은 이미지를 폴폴 풍기는 <동해수산식품> 정재종 상인회 부회장님 내외가 손을 잡고 유유자적... <선여사 반찬가게> 선종연 사장님 내외도 열심히 서로를 알뜰히 챙기셨는데, 무성한 소문으로만 전해 듣던 <보영상회> 고진두 사장님 내외도 계셔서 40평생을 부부싸움 한 번 없이 원앙처럼 살아 온 금빛 같은 삶도 들을 수 있었다. 힘든 날이 없을 순 없었지만 그렇게 다정하게 살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서로 이해하고 한 발자국 물러서서 참아 주는 것이었다고.♡
 가수 하수영씨가 낮고 그윽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를 들으면 여자들은 자신도 모르게들 마음이 푸근해 진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몇 일 전 평안수산 앞에 울긋불긋한 꽃송이로 만들어진 커다란 삼단 화환이 기세 좋게 서 있었다. 이게 뭔 일이래? 평안수산 따님들이 어머니 생신 축하로 선물한 꽃 화환이었다. 오고 가는 손님들도 눈길을 주면서 축하 인사를 하는데 당사자인 윤외자 여사님은 부끄러워 안절부절... 생일축하 노래와 여사님의 애창곡 <바다의 왕자>, 생일 축하 시낭송 한 편이 음악방송 DJ가 드리는 선물로 나갔는데 연이어 부군이신 박삼수 사장님의 신청곡이 들어 왔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와 노사연씨가 부른 <바램>.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이 분들에게 <우리는 너 나 없는 나그네, 왜 서로를 사랑하지 않나> 라는 어떤 노래 가사는 정말 무색했다.
 전주 전통시장의 유명한 막걸리 1.5도짜리 한방모주는 <태왕상회> 전승호 사장님의 말씀처럼 곶감과 조청 맛이 났다. 막걸리 한 잔을 손에 들고 <선곡상회> 최재철 사장님은 앞자리의 전승호 사장님 인생이력을 칭찬하느라 입이 마르셨다. 최사장님은 무얼 잘 하시느냐고 질문했더니, 새벽마다 시장의 여기저기에 걸려 있는 거미줄 청소를 아주 잘 하신다공~~~^^
 그날 종일 옆자리에 앉은 <산외상회> 김연상씨는, 새로운 지역을 통과할 때마다 학생시절 배낭지고 여행한 산지식을 풍부하게 전해 주어 좋았는데 횟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되자 대뜸, 생선회를 앞에 놓고 소주가 없다면 생선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양심?선언~! 그럼요, 첩첩산중 보은 산골에서 멀리 바닷가까지 나들이 왔는데, 싱싱한 생선회를 두고 술 한 잔을 아낀다는 것은 당근, 예의가 아니지요. 당장 술잔을 가득 채우고 최종호 상인회 회장님 건배사에 맞추어 씩씩하게 일동 건배! 전통시장을 위하여~!!!
 군청의 신성수 팀장님과 박은영씨는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출발지에 나와 무사히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해 주셔서 그 관심에 모두들 감사했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 시립대학교 이용규 교수님은, 개인적으로 전주 전통시장까지 오셔서 선진 전통시장 마케팅에 관한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종호 회장님을 위시한 운영진의 진행은 조용하고 매끄러웠다. 언제나 눈코 뜰 새 없을 만큼 바쁜 전통시장의 일상을 잠시 접고 낯선 장소로 이동해서 앞서가는 선진시장의 모습도 견학하고, 여름날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마음까지도 편안해져 나비의 날개처럼 날아 오른 듯 즐거워들 하셨다. 육신이 영혼에게 주는 아름다운 선물이 이런 것일까.
 인생이란 여행을 함께 하는 반려자와의 행복은 당연히 첫 순위. 또한 같은 공간 안에서 희로애락을 나누며 살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회 회원들도, <그대뿐입니다...> 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친구가 되어 서로 돕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길을 함께 걸어 갈 적에, 더 큰 성과가 생기고 언젠가는 우연처럼 다가 온 행운까지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식물은 최악의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방법으로 씨앗을 만들어 후손을 남긴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최악의 환경이 되기 전에 미리, 더 나은 삶의 요건을 연구한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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