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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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할 수 있다
  • 보은신문
  • 승인 1998.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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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군 내무과 서무계장)
요즈음엔 옛날이 왜 이리 그리운지 자꾸만 생각난다. 깡보리밥에 보리개떡 먹고 군복에 검정물 들인 옷입고 검정 고무신에 돈이 없어 5리든 10리든 걸어 다니던 시절이 뭐 생각하기도 실컷만 왜 자꾸 그리워지고 다시 옛날로 돌아 가고픈 생각이 나는 것일까? 지금이 예전보다 세상이 얼마나 좋아지고 편해졌는데 좋아진 것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역사상의 역대 왕들보다 생활면에서는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돈만 있으면 사시사철 과일을 먹을 수 있고 여름엔 왕들조차 잘먹지도 못했던 얼음을 집에서 만들어 먹으며 원하는 곳을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자동차가 있지 않은가? 전화 한통화로 전국의 좋다는 물건을 살 수 있지 않나? 이루 다 표현하지 못할정도로 좋아진게 사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사는 것이 별로 기분이 나지 않고 마음이 홀가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그놈의 IMF때문이라고 말을 하면서도 찜찜하다. 그런 가운데 다시뛰는 거듭태어나는 한국을 위해 연일 구조조정, 기업의 빅딜, 기업의 퇴출, 인원감축 등을 해야 한다고 말들하고 해야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하고 이런게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지면 우리가 당장 무슨 장밋빛 인생이 펼쳐지고 불행끝 행복시작이라고 느낌을 받기도 하기는 한데 그게 그리 좋게만 느껴지지 않고 “우째 이런일이 생기는지”하는 한탄만 나온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요즈음의 유일한 희망인 밤잠 안자고 본 월드컵축구 조차도 “역시나”로 되버렸으니 이거 시쳇말로 영 올해는 되는일이 없는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우리가 16강을 염원하던 이유가 축구를 잘해서 우리축구가 세계에서 16번째로 강국이 되었다는 의미보다도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도 IMF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으로서 16강에 들기를 더 염원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이 있겠지 하면서도 자꾸 옛날이 생각난다. 아마 요즘음 같이 어렵고 힘든 것이 옛날에 대한 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지 모른다. 아마 그 향수는 생활은 어려웠어도 마음만은 좀 편해서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른다. 그런다고 지금에 와서 옛날만 생각하고 현실을 망각하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무엇인가에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살다보면 다시 옛날의 어려웠던 시절을 웃으면서 얘기 할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할 수 있겠냐마는 그것도 어느정도이지 하루아침에 직장 잃고 당장 하루세끼 밥 먹고 살기 힘든데 무슨 희망이 있고 목표가 있겠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 않고 시대와 정부만 원망하고 있기엔 우리가 그동안 쌓아오고 고생해온 우리의 모습이 너무 허망하지 않은가? 이제는 한탄과 원망은 다 접어두자.

오로지 희망과 용기를 갖고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자. 그러기 위해 매일매일 나자신에게 정신적인 재무장을 하자. “난 할 수 있다”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난 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개개인의 마음속의 외침이 되다보면 우리 국민의 소리인 “우리는 할 수 있다”의 소리로 바뀌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 잘난 IMF을 꺾고 21C에 우뚝서며 또한 한맺힌 월드컵도 2002년에는 16강이 아닌 우승으로 소원 한번 풀어보자.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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