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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이란 이런 것~!♬♡
[1369호] 2018년 03월 15일 (목) 박태린 (보은전통시장 음악방송DJ / 청주 한음클라리 webmaster@boeuni.com

물오름달 이라는 3월도 이제 중순. 시장에는 파릇파릇한 냉이도 지천이고, 겨우내 묻어 놓았던 노란색 움파도 한 다발씩 엮여져 조르르 나와 있어요. 바야흐로 꽃피는 봄이 시작되었잖아요? 요즘 전통시장 음악방송 첫 곡으로도 비발디의 사계 중, 푸른 새싹들이 마구마구 돋아 오르는 듯 생기 있는 1악장 <봄>이 단연 1등 단골로 등장을 하고 있지요.
지난 토요일, 전통시장에서는 따뜻한 햇살아래 봄맞이 윷놀이 잔치가 벌어졌어요. <전통시장상인회 단합대회> 행사로, 통돼지 바비큐는 새벽부터 냄새를 피우며 구워지고, 그 곁에선 인물좋은 산외방앗간 김용우 감사님이 훤칠한 경원상회 큰 자제 박규현씨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내내 봉사를 하시는데 썬탠까지 제대로 하시더군요. 평안수산 신바람쟁이 혜원이 할머니께선 바비큐 고기를 자르시다가, 음악소리에 흥이 나시는지 칼 잡은 손을 들어올려 얼쑤얼쑤~♬ 춤도 추셨어요. 눈팅만 하기엔 아까운 풍경, 저도 어깨를 흔들흔들 한 스테이지 돌아갔지요. 즐거움을 배가 시켜주는 맛난 음식에 약주까지 곁들여 있는데 가무(哥舞)가 빠지면 서운한 법~!
무대 쪽에서는 윷판이 벌어지고 사장님들은 각자 개성적인 폼들을 잡아 가며 집중, 또 집중해서 윷을 던졌어요. 부피가 큰 상품이 걸려 있었거든요. 외부 손님들도 많이 오셨는데 바쁜 일정을 쪼개어 정상혁 군수님도 오셔서 축하 해 주셨고, 지난해 대담시의 방송사고를 차분히 마무리해 주신 덕분에 제게는 조인성보다 더 멋진 기억으로 남은 최원영 읍장님과, 전통시장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정성껏 차려진 음식들을 드시면서 봄햇살 같은 담소를 나누셨어요.
전 날부터 경원상회 박창숙 부녀회장님은 음식준비를 하셨는데, 썰어 놓으신 무와 홍당무 등을 집어 먹으면서 맛이 좀 심심하다 말씀 드렸더니, “이 애들도 겨우 내내 고생했어. 모진 추위에 얼었다 녹았다 시달렸으니 어찌 제대로 맛을 지킬 수 있었겠어?” 가슴속이 뭉클...
고난의 겨울을 이겨낸 채소들은 홍어회 무침과 잡채, 김치찌개등의 재료로 녹아들어 많은 분들에게 미식의 즐거움을 아낌없이 선사했지요.
지난 가을, 외국인 회사에서 영양사로 근무하는 후배가, “담 주에 미국, 호주, 인도에서 지사 외국인 사장들이 오는데 어떤 메뉴로 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때 부녀회장님의 레시피인 <대추우엉잡채>를 소개했던 일이 있는데 그 잡채가 대박을 터트렸다네요. 이번에도 음식을 준비하셨다니까 맛이 궁금하다고 방송실로 날래게 달려왔어요.^^ 짠~! 저는 한껏 으스대면서 바베큐와 홍어회무침 맛을 보여 주었지요. ‘감칠맛이 너무 대단해요~!’ 후배는 감탄을 연발 하더군요. 미각에는 짠맛, 단맛, 신맛, 쓴맛 <4대맛>이 있는데 감칠맛까지 더해져 앞으로는 <5대맛>으로 정해질 것 같다고 영양학 교수가  말하는 것을 TV를 통해 들은 적이 있어요. 음식 전문가들도 놀라는 감칠맛 끝판왕인 부녀회장님의 취미는, 음식 맛내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비법을 가르쳐 주시고, 틈나면 음식을 만들어서 이웃에게 마구 퍼 돌리기였답니다. 이만하면 헉~!소리 절로절로~♬ 그런데, 잔치의 흥을 이끌어 주실 <보은식품>의 신순남부회장님이 건강상 불참하신 것은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여인네들의 로망인 뽀얀 피부를 가지신 두 분, 부녀회장님과 신순남부회장님의 <듀엣 섹시히프댄스>가 제대로 작열했다면 그날, 얼마나 신나고 폼 나는 단합대회가 되었을지 생각하면 할수록 아쉬웠지만, 어서 빨리 쾌차하셔서 다음 행사에서는 건강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분위기 업 시켜 주시기를 고대하는 마음만...(-_-)
맛이란 음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디지털 세상에서, 단맛이나 짠맛처럼 단적으로 1차적인 맛보다 아날로그적인 느긋함과 인정(人情), 기쁨과 슬픔까지 세월 속에 묵묵히 녹여 낸 여유 또한 삶의 감칠맛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 와도 밀어내지 않고 포용하며 견디어 온 보은전통시장의 깊고도 따뜻한 모습이 지금까지처럼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진한 마음입니다. 그런 긴 시간의 역사를 담고 있는 현장에서 단합대회를 통해 회원님들이 단단하게 결속 되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말없이 이어주는 깊은 정, 감칠맛 나는 풍경이었어요. 또 하나 진정한 감칠맛이란 바로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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