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을 갖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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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을 갖고 살자
  • 보은신문
  • 승인 1998.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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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군청 서무계장)
예전에 어렵고 힘들었던 시대 하루 세끼 쌀밥은 꿈도 꾸지 못했고 검정고무신에 깡보리 밥을 먹고 군복에는 검정물을 드린 옷을 입고 살았던 그 시대, 지금 40대가 넘으신 분들은 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차이가 날 정도로 모든 것이 달라졌고, 물질적으로도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 좋아보이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은것 같다. 예전의 힘든 시절에는 모두가 희망과 자신에 차 있었지만 지금 우리의 모습은 지치고 현실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다 귀찮은 모습으로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것은 IMF라는 단 한방의 충격으로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즉 앞이 안보이는 어둠속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예전의 어렵고 힘든시절보다 마음적으로는 더 어렵게 사는지 모른다. 에전 같으면 이런 고통은 고통아닌 고통으로 받아드리고 조금 더 열심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하면 잘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속에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왜 그런 맘이 들지 않고 자꾸만 포기하고픈 마음만 앞서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들 자신이 그동안 너무나 고생을 하고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모든 것이 무너지고 없어져 질지도 모른다는 부담이 이렇게 우리 모두를 답답하고 가슴을 짓누르게 하는지 모른다.

하긴 인간사 모든게 마음먹기 달렸다고 생활이 어려워 하루 세끼 못먹으면 두끼먹고 떨어진 옷도 기워입고 살면 되지, 또 죽어서 돈가지고 가는 것 아니니까 하는 생각을 하면 홀가분하고 별로 잃어 버린 것도 없을 것 같다. 이제 IMF로 인해 무엇을 잃을 것인가를 걱정하지도 또 걱정한다고 잃을 것이 안 잃어지겠는가? 중요한 것은 우리들 자신이고 마음가짐에 있다. 자원도 많지 않고 그렇다고 넓은 땅도 갖지 못한 우리가 그래도 이만큼 잘살 수 있었던 것은 우리들 자신이 똑똑하고 근면하고 부지런한 결과가 아니었겠냐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각하고 살자.

또 인간사 우여곡절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아가겠냐고 넓은 마음을 갖고 살자. 우리말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고 돈도써본 사람이 쓴다고 우리 외채가 1,500억불이 되고 이자만 상환하는데 1년에 300억불이 되고 원금을 상환하는데는 몇 십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한다. 그게 어떻다는 건가? 이제는 배짱을 가지고 살자. 사실 우리가 없다고 아니 불쌍하다고 누가 우리를 동정하고 도와주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배짱을 갖고 당당하게 살자. 사실 없어도 예전의 우리 조상들은 하루세끼 죽을 먹고 살더라도 이쑤시게를 쑤시던 그런 배짱과 체신을 갖고 살자.

돈을 빌려주는 것도 없어도 있는 것처럼 자신과 배짱을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주지, 아무것도 없는데 더욱이 자신과 배짱이 없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주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의 암적인 존재와 같은 IMF, 이제 모두 잊어 버리자. 밥을 먹어도, 술을 먹어도 IMF, 돈을 써도 IMF, 온통 세상이 다 IMF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이제 우리 마음속에는 IMF는 없다. 우리는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과 배짱이 있을 뿐이다. 배짱! 아무나 갖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있는 자만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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