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행동으로 실천할 때
상태바
말보다 행동으로 실천할 때
  • 보은신문
  • 승인 1998.05.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대식(한국전례연구원 연구위원)
"사자(奢者)는 심상빈(心常貧)이나, 검자(儉者)는 심상부(心常富)니라" 이 말은 강태공의 말로써 곧 사치스런 사람은 마음은 마음이 언제나 넉넉하다는 뜻이다. 요즘 우리들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 지도 모른다. 개인이 겪게되는 부도나 일부 기업이 겪게 되는 어려움은 국민과 국가가 이겨낼 수 있어도, 국가가 국제적으로 겪게 되는 부도는 국민 모두의 힘으로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비장한 각오를 갖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 보다도 먼저 우리들의 정신자세가 중요하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했듯이, 어려울 때 일수록 우리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한다. 우리들이 한동안 『소비가 미덕』인양 생각하고 정신 못차리고 있다가 『경제의 위기』라 불리우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부터 긴급 금융지원을 받기에 이르렀다. 요즈음의 우리 경제를 일컬어 『벼랑에선 한국경제』라고 평하는 이도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현실을 가늠할만 하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우리는 한가롭게 누구를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저 모두가 『내탓이요』하는 마음으로 경제난국을 슬기롭게 풀어 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두번째로 『경제 살리기』의 구호보다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 넣어야 짜다'고 했으니 조그만 일이라도 손수 실천하는 가운데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말하자면 집안의 어느 곳에선가 잠자고 있을 외화(미화인 달러나 일화인 엔화 등)를 은행에 맡기는 일과 천대받고 있을지도 모른 동전 한닢이라도 저축하여 기업도 살리고 국가 경제도 살려야 한다.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는 이 경제난국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쌀 한 톨이라도 아끼고 수돗물 한 방울이라도 절약하며 전기 한 등이라도 절전하겠다는 마음가짐과 실천만 따른다면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다.

아끼는 마음에 희망이 샘솟고 낭비하는 손에는 아픔이 따를 뿐이다. 중국의 우화인 『안일한 물방울』을 소개하려고 한다. 드넓은 바다가 출렁인다. 새벽이면 물보라 갈기마다 붉은 해가 타오르고, 저녁이면 파도는 넘실 넘실 만선의 고깃배를 항구로 실어 보낸다. 생기발랄한 바다는 옛날부터 쉴 줄을 몰랐으며, 안일을 탐하지 않았다. 유독 한 방울의 바닷물만이 거친 삶이 두려워 바다를 떠나고자 꾀하였다. 이른 새벽, 물방은 밀물의 파도를 따라 바위에 뛰어올랐다. 물방울은 바위위에 오르자 제멋대로 다리를 꼬면서 거들먹거렸다. 한숨을 후 하고 내쉬니 온통 제 세상 같았다.

"아, 참 편안하구나!" 해가 솟아 이내 이글거리기 시작했고,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갈매기들은 즐겁게 노래부르며 돛을 단 원양어선을 따라 날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물방울이 누웠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잠시 한 줄기 수증기가 피워올랐다 사라졌을 뿐이다. 이 우회는 움직이기를 거부하는 것, 그것이 곧 죽음이라는 교훈이 담긴 내용이다. 공직자나 지도층 인사들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차량 10부제 운행도 솔선수범하고 대중교통이용도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국민 모두도 『경제살리기』운동에 기꺼이 동참하고 보람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교사  학생에게 효과적인 지도방법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니가 말로만 따르라고 하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만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면 따르게 마련이라는 이치와도 같다. 묵묵히 자기에 맡겨진 일을 성실히 행하고 있는 다수 국민이 있기에, 그래도 우리에겐 희망이 있는 것이다. 법을 지키고 성실한 국민, 땀흘려 일하는 서민들이 있는 한 우리는 제2의 『한강의 지적』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 모두 마음을 가다듬고 경제살리기 운동에 기꺼이 동참하자. 그리하여 찬란한 21세기 선진한국을 반드시 이루어 내자.

<정이품송>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