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창의적 공무원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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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창의적 공무원 원해
  • 송진선
  • 승인 1998.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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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에 경영이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이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기업체 대표가 특강을 실시하는가 하면 기업체와 행정기관간 교환근무를 하면서 서로의 기관간을 비교하기도 한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야 한다는 과제아래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행정절차 간소화 및 회의시간 줄이기 등 다각도로 경영이념을 도입시키고 있다.

행정 공무원들이 창의적인 자세로 전환이 되어야 행정에 도입된 경영이념이 확산될 것이나 위에서 도입한 경영이념이 처음과는 다르게 정체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는 창의적인 기획가형 공무원보다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하는 서기형 공무원들이 대다수이기 대문일 것이다. 상당수 공무원들 사이에서 돈도 없고 힘도 없어서라는 말을 흔히 한다. 여기서 말하는 돈은 예산을 뜻하며 힘이란 법령에 의해 부여받은 권한을 뜻할 것이다.

하지만 법령과 예산타령으로 도피처를 찾는 것은 아닐까. 규정이 없다, 예산이 없다, 전례가 없다는 등으로 회피하고 감사에 걸린다며 차라리 주어진 일만하면 된다는 식으로 인식,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에 면죄부를 주어왔다. 공무원들이 모자라는 것은 돈과 힘이 아닌 의욕과 창의성일지 모른다. 자치행정은 법령과 예산을 창과 방패로 삼아 수행되는 것은 아니다. 준칙을 근거로 발상을 하고 재원의 틀속에 갇혀 있는 한 지방자치는 꽃피지 않는다.

법령과 예산이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민에게 꿈과 미래, 불만과 욕구 그리고 갈등이 있기 때문에 행정이 있는 것이고 이런 행정을 위해 법령과 예산을 현장에서 만들고 주민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지방자치는 종이와 연필만으로 탁상행정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감안,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중앙집권적인 행정에 길들여져 있는 공무원들은 여전히 제도적 사고에 함몰되어 있다.

따라서 위에서 시키는 일에 대응한 대책은 세울 수 있을지 몰라도 지역의 수요에 입각한 정책을 세우는데에는 미약하다. 오랜 세월동안 중앙부처가 그저 시키는 대로 틀에 박힌 일이나 정확히 하려는 서기형 공무원만 양산 했을 뿐 현장을 중시하는 기획가형 공무원을 키우지 못한 셈이다. 지방의 다양성이 중앙의 획일성을 수정해야 하며 기업가형 지방조직이 관료적 중앙조직을 밀어내야 한다.

군의 각종 인허가 민원이 너무 경직되어 있어 한치도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이 일단 부정적 측면에서 검토되는 경우가 많아 민원인들의 원성을 사는 예가 많다. 과거 관선시대와 같이 획일적으로 중앙 방침을 수용하는 것이 아닌 주민이 원하는, 생활자치시대에 공무원들이 기만한 것이 무엇인가를 대처하길 바란다.

<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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