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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이야기
<316>
[1351호] 2017년 11월 02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요즘 개와 관련된 뉴스가 유달리 많다. 가수 겸 배우 최시원이 기르던 ‘프렌치 불독’이 유명 식당인 한일관 대표를 엘리베이터 안에서 물어 숨지게 했다. 지난 추석에는 키우던 애완견에게 화를 내는 남편을 아내가 말다툼 끝에 흉기로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또 얼마 전, 충남 태안에서는 75세 할머니가 마당에서 키우던 진돗개에 물려 사망했다. 경기도 시흥에서는 한 살배기 아이가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견에 물려 숨졌다. 털에 물을 묻혀 불속 술 취한 주인을 구하다 지쳐죽었다는 삽살개, 임실 오수견의 명성마저 무색해질 처지다.

아열대성 기후의 나라 ‘라오스’ 정글지역에서 8년간 살 때 ‘아메리칸 코커스패니얼’이란 견종을 길렀다. 쾌활하고 친화적이며 조류사냥개의 특성을 갖춘 중간크기의 먹성 좋고 튼튼한 귀염성이 있는 개다. 이름은 ‘주주’였다.

이 견종은 특히 은밀히 움직이는 생물체를 포착하는데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다. 밤에 몰래 침입하는 전갈, 뱀 등을 여지없이 찾아낸다. 어느 날, 무심히 풀밭을 걷던 내 앞을 쏜살같이 앞서더니 이내 숨어있던 코브라 뱀과 싸움을 벌였다.

평소에는 마주보며 으르렁 대거나 크게 짖어대지만 이날은 주인을 구하고자 다짜고짜 싸움을 건 것이다. 보통, 개가 뱀과 싸움을 할 때는 물자마자 허공으로 높이 던진다. 부랴부랴 삽을 가져와 뱀 머리 부분을 찍었다. 코브라는 독니를 들어 내 안경을 향해 물총처럼 독을 쏴댔다.

늘어진 귀를 가진 주주의 한 쪽 귀가 부풀어 올랐다. 다급했던 나머지 급히 달려들다 그만 물리고 만 것이다. 응급처치를 한 뒤 도시에 있는 동물병원에 갔으나 이미 온 몸에 독이 퍼진 상태였다. 마지막까지 내 눈과 마주한 주주의 슬픈 눈빛을 그저 애처롭게 바라봤었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 또 한 마리의 코커스패니얼을 8년째 기르고 있다. 밤에 짖어 나가보면 어김없이 돌담 안으로 들어 온 뱀이다. 연 중 보통 10여 차례다. 같이 기르는 진돗개는 뱀보다는 들쥐나 두더지 잡는데 더 일가견이 있다. 개마다 본성과 사냥특성이 다르다.

각설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대통령으로부터 주권을 되찾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이른바 ‘촛불혁명’ 1주년이 됐다. 헌데 이마저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개 한 마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즉, 개 한 마리-국정농단 폭로-촛불-탄핵-파면 순으로 진행이 됐다.

익히 알려진 바대로 고영태가 국정농단 사태를 처음으로 폭로하게 된 계기는 최순실 딸 정유라의 애완견으로 인한 말다툼에서 촉발됐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암수2마리의 진돗개 강아지를 자랑스레 안고 청와대에 입성했었다. 그런데 파면당해 청와대를 떠날 때는 새끼 7마리 등 9마리 모두를 유기한 채 거처를 옮겨 뭇 애견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어쨌거나 개로 인해 국정농단 폭로사태는 시작됐고 개를 버림으로써 모든 게 끝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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