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얼이 숨 쉬는 연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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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의 얼이 숨 쉬는 연해주
  • 이영란
  • 승인 2017.09.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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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감하는 것은 해가 진 후 마음의 안정을 찾았을 때, 한 달을 마감하는 것은 마지막 날 한 달의 일을 되돌아 볼 때, 일 년을 마감하는 것은 12월의 제야의 종소리 들을 때이다. 40여 년의 긴 여정을 되돌아보는 막바지 8월에 행운 중 행운을 얻어 연해주 여행을 하는 기회를 얻었다. 즉 교직 생활의 졸업여행이었다. 항상 여행을 하고 나면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했지만, 이번의 여행은 감사한 마음과 책임감을 느낀 여행이었다.
얼지 않는 항구,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을 가진 블리디보스톡!
북한 하늘을 지나가면 1시간 4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연해주의 땅을 우리나라 국적기가 아닌 러시아의 항공기를 타고 가야 하는 슬픔은 일제 강점기의 압박을 받았던 시대와 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참 슬픈 일이다.
이 곳 블라디보스톡은 나라사랑하는 많은 조선인과 독립 운동가들이 그 먼 땅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어려움과 핍박을 이겨낸 곳이다. 독수리 전망대에서 본 블라디보스톡의 야경은 우리나라의 야경과 별 차이는 없었지만 우리 고려인 조상들의 눈물이 맺힌 곳이기에 찡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르만의 겨울철 바다는 반은 얼지 않고 반은 얼어서 소련이 태평양을 뻗어가기 위해 얼지 않는 항구의 간절함으로 형성 된 항구 도시라 한다. 지금은 군함과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동태와 킹크랩, 오징어 등의 어선이 집합하는 항구이기도하다.
발해의 유적은 마음에서 찾자!
고구려의 후예이며 연해주 땅의 주인공인 우리의 조상들이 말 타며 광야를 누비던 벌판이지만 막상 가보니 유적을 탐방하기 보다는 흔적만 있는 벌판, 성터 등을 걸어서 상상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너무 서글펐다. 벌판에 서면 산도 없고, 초원의 지평선 끝이 보이지 않는 넓고 넓은 초원을 보면서 우리 한반도의 작은 면적이 초라하게 생각 되며, 그 작은 땅도 남북으로 갈라졌다는 현실이 안타까왔다. 그러나 좌절은 하지 말자. 우리들은 부지런한 민족이며 손재주와 끈기가 있는 한국 국민이 아닌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면 연해주의 초원과 원시림도 개발 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시베리아 횡단 열차!
많은 사람이 환상의 여행이라며 꼭 한번 해 보고 싶은 여행 중에 시베리아 열차 타고 횡단하는 것이라 한다. 역사의 슬픔은 많은 세월이 흘러 잊게 되고 젊은이들의 낭만과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생각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2등 열차 칸은 1937년 스탈린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정책으로 17만 명이 이동했을 때에 비하면 오성급 호텔이란다. 당시의 석탄화물차를 타고 49일 동안 배고픔과 질병에 시달리며 먼 낯선 곳으로 가는 모습을 생각하니 새벽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아침 해의 멋진 해돋이를 감상하기보다 마음이 아파왔다. 이층 침대칸의 기차는 시속 80km를 유지하며 11시간을 달려 하바로스크에 도착하였다. 산등성이 하나 보이지 않고, 마을은 2시간을 달려야 겨우 몇 채의 농가가 보일 정도의 넓게 보이는 평원 땅 속에는 어떤 지하자원의 보물이 들어 있을까?
아무르강!
11시간의 시베리아열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작은 도시 하바로스크였다. 블리디보스톡의 아무르만을 향하는 거대한 아무르강은 풍부한 수산업과 관광사업이 발달되었다. 바다 같은 강 너머는 중국의 땅이라 한다. 문득 시부모님의 생각이 났다. 일제강점기에 만주에서부터 교직생활을 하신 시아버님은 지금의 고려인 1,2세들에게 몰래 한글과 역사를 가르치시며 나라 잃은 설움을 이기셨다 한다.
아! 나라는 국력이 있어야 한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가 발달되고 국민이 안정 된 마음으로 생활 할 수 있는 나라이어야 한다. 지금도 독립운동의 근거지이며 우리 고려인들이 생활하였던 신한촌 기념비를 무보수로 관리하며 고려인의 긍지를 갖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다는 몸이 불편한 고려인 3세 어르신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나라 사랑의 얼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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