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대추 올해 수확량 감소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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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대추 올해 수확량 감소 예감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8.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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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잦은 비+일조량 ‘삼중고’에 생산량↓…대추농가 허탈
▲ 예년 같으면 가지가 부러지도록 달려 있을 대추나무에 대추 구경이 힘들다. 적지 않은 대추농가들은 올해 긴 가뭄 후에 잦은 비, 여기에 일조량 부족으로 대추 생산량이 극히 저조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는다. 사진은 산외면 이식이 오창석 씨 농원.
올해 보은대추 흉작이 예상된다. 긴 가뭄 후에 잦은 비, 여기에 일조량 부족으로 대추 생산량이 극히 저조할 것이란 예측이 적지 않다.
산외면 이식리 오창식 씨의 대추농원. 예년 같으면 대추가 주렁주렁 열렸어야 할 대추나무에 대추 구경하기가 힘들다. 오 씨는 작년과 재작년 600평의 대추밭에서 한해 3000만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작황이 작년 수준의 20%도 안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한 나무에서 20㎏을 수확했다면 올해는 작년 수준의 10%인 1㎏ 수확량을 예상한다”는 오 대표는 “대추는 적게 달렸지만 오히려 과원에서 할 일은 더 많아졌다”며 작황이 좋지 않은 원인으로 고온다습을 꼽았다.
“1차 대추가 열리는 시기에는 대추가 많이 달렸었다. 그러다 비가온 뒤 다 떨어졌다”며 말을 이은 오 씨. “폭염에 꽃이 다 떨어졌다. 수정되어 있던 것들도 완전한 수정이 안됐다. 2차 3차 수정도 되지 않았다. 고온장애에 의한 스트레스로 잎줄기만 커졌는데 대추가 안 달리다보니 영양분이 잎 파리로 간 것이다.”
“10년 넘게 농사지으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는 오 씨는 수확 시기를 1~2개월 앞두고 택배 주문량 걱정에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고객 분들의 주문량을 조달할 수 없게 됐다. 올해 사정을 잘 설명하고 내년 잘해드린다고 할 수밖에 없다. 올해는 내가 생산한 대추를 고객 분들께 조금씩 나눠 드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오 대표는 지난 7월 16일 많은 비를 뿌린 산외면의 대추농가 대대수가 올해 대추 수확량이 작년에 비해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관측했다. 예년 수준의 20~30% 수확이 예상된다고.
보은대추의 주 생산단지인 회인면도 대추 작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 양지촌 농원을 운영하며 연간 억대의 매출로 보은대추계의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전형선 씨는 대추 작황을 묻는 질문에 “올해는 어렵다”고 주저함 없이 말했다.
“예년 수준의 30%, 작년 생산량의 50% 감소가 예상된다. 고온 플러스 다습이 원인이다. 특히 대추는 날씨가 좌우하는데 당초 일기예보는 비가 덜 오고 기온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비가 계속 내렸다. 수정률이 확 떨어졌다. 비가 덜 온다고 했기에 햇순을 잘라 대비했지만 반대로 비가 계속 내렸다. 결과론이지만 초기 햇순을 잘라내지 않았다면 대추가 이렇게까지 적게 열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초 일기예보에 따라 1차 개화기에 잘 달린 대추들을 속아냈다. 하지만 2차와 3차 개화시기에 지속된 비로 인해 대추 수정이 되지 않았다. 일기에 매우 민감한 대추를 떨어내지 말았어야 했다는 뒤늦은 뉘우침이다.
“26년째 대추농사를 지으며 올해 같은 경험은 처음”이라는 전형선 농장주는 “대추 가격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소비자는 30㎜의 대추를 가장 선호하는데 올해 대추가 듬성듬성 열린 만큼 대추알은 크지 않겠는가.”
올해 대추 작황이 저조하다는 목소리가 생성되면서 보은군농업기술센터는 착과량 조사에 나섰다. 농기센터 우종택 계장은 “올해 착과량이 저조한 것은 7월 들어 강우일수가 많았고 일조량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광합성 운동이 제대로 안 돼 꽃을 만드는데 써야할 당분을 못 만들었다. 2015년 기준으로 일조시간이 31.6시간 적고 강우일수는 많게 나타났다. 습도가 높은데다 온도 또한 예년보다 1.8~9도 높았다. 8월에만도 22일까지 10일 이상 비가 내렸다.
대추축제를 50여일 앞두고 있는 보은군도 대추 생산량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보은군은 대추재배면적 724ha에서 2200톤을 생산했지만 올해는 재배면적이 조금 늘었음에도 작년 생산량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계자는 “농가마다 편차가 심한 것 같다. 적게 달린 집은 적지만 잘된 집은 대추가 많이 달렸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농협에서는 농작물재배보험에 가입한 대추 농가를 대상으로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보은농협 내북지점 관계자는 지난 18일 “내북면은 85% 정도 피해 사실이 접수돼 조사 중이고 결과는 10월 수확량 조사(자연재해인지 영농활동 미숙인지 등)를 해봐야 보험 혜택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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