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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년
[1337호] 2017년 07월 13일 (목)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webmaster@boeuni.com
누구나 그 유명한 “그랜드캐년”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어떻더냐고 물어보면 “참 좋더라”, “한번 가봐라”, “죽기 전에 한번은 가 봐야할 곳이더라”라는 말이 전부였다.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해봤자 감도 잡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 내가 그동안 미국에 몇 번 갔었고 약 한달 동안 채류한 때도 있었지만 그랜드캐년을 비롯한 중요 포인트 몇 곳은 보지 못했었다. 이번에 특별히 시간을 내어 여러 캐년들과 일대의 국립공원들을 둘러보게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나도 처음에는 그랜드 캐년의 규모를 모르고 하루만 종일토록 시간을 내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각각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만한 크기의 50개 주들 중에서 네바다주, 유타주, 아리조나주 일대에 광범하게 분포되어 있는 지역이라 최소한 3일은 잡아야, 그것도 부지런히 돌아야 중요한 지역 일부를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개별관광 3일 투어코스를 택하였다. 역시 규모가 제일 큰 “그랜드캐년”을 마지막 일정에 넣은 것도 멋진 짜임이었다. 그 덕분에 주변의 “안텔로프캐년”, “브라이스캐년”, “시온국립공원”, “캐년랜드”, “홀슈벤드” 등 중요지역을 일별하고 마지막으로 거대한 그랜드 캐년을 보고는 눈과 입이 크게 열린채 바보가 되어 돌아오게 되었다.
이번은 이동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에 새벽 7시에 출발하여 밤 12시가 되어서 숙소로 돌아온 날도 있었다. 라스 베가스에서 출발하여 자동차로 총 1600마일을 이동을 하였으니 서울-부산 거리의 6배 정도 거리를 정신없이 돌아다닌 셈이다. 관심과 즐거움이 없었다면 이는 분명 중노동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식사할 장소도 시간도 마땅치 않아서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떼우며 다녀야 했기 때문에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나 걸음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아예 나서지 말아야 함을 느꼈다.
처음 이틀 동안 투어코스인 네바다주와 유타주는 가도 가도 산하나 보이지 않는 광활한 사막평원 뿐이었다. 그리고 황토색 수성암들로 이루어진 기괴한 암석작품들이 몇 시간이고 계속 전개되었다. 이곳을 보고 온 사람들이 “미국가서 돌만 실컷 구경하고 왔다”고 했던 말이 실감이 났다. 끝없는 들판에는 아주 낮은 관목과 선인장, 유까, 사게부시, 베야다나 같은 식물들이 따가운 태양볕 아래서 말라서 타죽기 직전의 한계상황으로 숨만 할딱거리고 있었다. 농토는 하나도 없고 언제까지나 광활한 불모지들 뿐 이었다. 바위들 중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이 엄청난 큰돌들이 들어얹혀 아슬아슬하게 올라앉아 있는가 하면 솜브레로(멕시깐들의 테가 둥근 모자)를 쓴 얼굴 모양의 작품, 코끼리 발모양의 바위들이 열을 지어 서 있는가 하면 가로세로 벽돌로 차곡차곡 쌓은 건축물 같은 것들도 있었다. 어떻게 하나하나 다 설명을 할 수 있으랴! 사람의 손으로도 할 수 없는 자연의 조화였다. 중국 진시황의 지하궁 병정군단처럼 저 아래로 광활하고도 깊게 꺼져서 각종 바위로된 작품들이 즐비한 곳을 내려가 보았다. 먼 거리였고 그 깊이도 대단했다. 그랜드 캐년이 있는 아리조나주로 오니 이제는 정반대로 산도 있고 나무가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그랜드캐년은 그야말로 그 절경과 광활함에 그저 감탄, 감탄뿐이었다.
내가 그랜드캐년을 와서 보고나니 왜 나보다 전에 왔다간 사람들이 자세하게 설명을 못하고 단순히 “한번 가봐라”느니 “죽기 전에...” 어떻고 하는 말만 했는지 알겠다.
이제 나도 그들처럼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노세 젊어서 놀아...”하는 노래에도 있듯이 “건강이 좋은 젊을 때 꼭 한번 가보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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