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공설자연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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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공설자연장지’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6.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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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주민반발, 예산삭감, 국비 미확보…3중고에 발목 잡혔다
작년 보은군을 뜨겁게 달궜던 공설자연장지 조성사업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혐오시설이란 이유에서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이 강한데다 군의회의 거듭된 예산 삭감, 여기에 국비확보 실패로 추진동력을 거의 상실했다.
보은군이 공설자연장지를 조성하려는 취지는 이렇게 요약된다. 보은군 인구의 약30%가 65세 이상 노인으로 수년 내에 연간 사망자수가 6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또 전체 가구 수 1만7000세대 가운데 1130세대만이 임야를 소유했다. 임야를 갖지 못한 나머지 1만5870세대는 묘지를 농지에 쓸 확률이 높다. 묘지로 인한 농지 감소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농업군인 보은군 입장에서도 농지 감소를 방지해야 하는 절실함이 있다. 때문에 보은군은 이러한 문제와 고민을 털어내기 위해 자연장지 조성사업을 지원한다는 정부 시책에 부응, 공설장지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예산 3000만원을 들인 타당성 조사 이후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 등 장벽을 넘지 못하고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보은군은 지목이 묘지이고 1만㎡ 이상 되는 군유지를 대상으로 공설장지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11개 읍면 중 5개 지역이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세중리 지역의 장지시설이 가장 크고(1만평) 첫 출발지로 낙점됐다. 세중리 지역에 사업비 55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18년 자연장지를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은 “주민 의견도 듣지 않고 일을 강행한다”며 발끈했다.
보은군의회도 세 번에 걸쳐 공설묘지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더해 공설자연장지 조성 사업의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에 보은군의원 전원이 서명까지 했다. 의원들은 “사업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주민 합의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해당 주민과 군의원 모두 사업 추진 절차와 과정을 문제 삼아 넘어졌다.
보은군은 이 사업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할 국비 조달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작년 10월 보건복지부가 선정하는 공모에서 탈락했다. 주민 반발이 탈락의 주된 요인이었단다.
이에 앞서 보은군에서는 민선 1기 김종철 군수 시절부터 공설장지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탄부면 상장리 현재의 골프장이 후보지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전 군수와 납골당에 대한 예산을 지원했던 박종기 전 군수는 다음 선거에서 떨어졌다.
사업 추진력이 강해 때론 독단이란 소릴 듣는 정상혁 군수가 답보 상태에 놓인 공설자연장지 조성 사업에 대해 숨고르기를 접고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지필지, 차기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고 주민 심판을 받아볼지 주목된다.
한 공무원은 이와 관련 “지금 같은 상황에선 사업을 재개하기가 어려운 형국이다.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그래도 군이 정말 공설장지사업을 하고자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주민 반발이 없는 새 후보지를 찾아 그 땅을 사서 시작하는 방법 외에 사업 추진은 물 건너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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