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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풍선을 키우자
[1331호] 2017년 06월 01일 (목) 이영란 webmaster@boeuni.com
들판의 색이 너무 싱그럽다. 갓 모내기한 들판과 바람이 불면 나의 코를 행복하게 만드는 아카시아향기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한다. 십리길 걸어 다니는 학교가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너무 행복하고 여유로운 시절이었다. 지금은 할머니가 되어 손주 보느라 힘들다고 가끔 하소연하는 친구, 먼저 간 남편이 밉다고 울적한 마음으로 전화하는 친구들이 동요와 대중가요를 부르며,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볼 때면 쪽지를 만들고, 영어 단어를 외우고, 시를 외우던 그런 시절이 지금의 계절과 딱 맞다.
모내기를 하면 일 년은 순식간에 흘러 가 버린다. 푸른 들판이 누런 황금들판이 되면 또다시 일 년을 반성하게 된다. 그런 반성을 72번이나 했던 남북의 분단 현장을 가는 기회가 되었다. 뉴스와 책에서는 많이 보았지만 같은 동포이지만 만날 수 없고, 말 할 수 없고, 서로 감시해야 하는 슬픈 현장이다. 신원 확인을 세 번이나 하고, 견학 시 생기는 책임은 질 수 없다는 서약서도 쓰고, 철조망과 초소를 지나 도착 한 곳은 판문점이었다. 언젠가 ‘공동경비구역’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살벌하고 군인들의 어려움에 눈물을 흘렸던 곳을 지나 책상과 건물로 남북을 나누고, 군사정정위원회가 열렸던 곳을 막상 가보니 슬프고 화가 났다. 이런 보잘 것 없는 물건으로 슬픔을 72년이나 겪어야했던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 초라 해 보이기도 했다. 보초를 서고 있는 남북한의 군인들 모습도 너무나 차이가 났다. 우리 대한민국의 헌병들은 연예인 뺨치는 멋진 외모와 당당하고 여유로운 모습과는 달리 북한의 군인들은 힘이 없어 보이며 군복도 참 세련되지 않았구나 하는 마음에 같은 국민이 되어 있어야 할 사람들이 총을 겨누고 있으니 얼마나 슬프고 마음 아픈 현상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향인 개성을 지척에 두고 한 번 쯤 가보고 싶어 하셨던 실향민들의 마음을 우리가 어찌 이해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가라앉기도 전에 두더지 마냥 굴을 팠다는 제3의 땅굴을 견학하게 되었다. 판문점 남쪽 4km지점에서 발견 된 제 3의 땅굴은 남자들이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정교하게 굴착 된 것으로 왕복 1.5km의 길이로 깊이 73m라 하니 얼마나 오랫동안 굴착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쳤다. 남방한계선에 철조망을 쳐 놓아 더 갈 수 는 없었지만 땅굴 속이 깊어 숨이 찼다. 이 굴을 통하여 북한군이 시간당 3만명이 이동 할 수 있다니.......
지금은 파주시에서 안보 관광으로 개발하여 많은 외국인들도 보였다. 그들은 땅굴을 보고 무엇을 느꼈으며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북한 군인들이 이 땅굴을 파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생을 하며 죽어갔을까? 생각이 복잡해졌다. 이런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도착한 곳은 오두산 전망대였다. 안내자의 말에 따르면 바람도 없고 미세먼지도 없어 북한의 주민들을 관찰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날씨란다. 전망대를 들어서니 전국 13개의 아리랑 가사의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시아버님께서 술을 드시면 고향인 개성이 그리워 부르셨다는 모습을 상상 해 보면서 북한 땅이 궁금했다. 작은 키로 까치발을 뛰면서 본 북한 땅 임한리 모습은 우리 고향과 같이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단지 다른 모습은 기계화가 되어있는 우리 농촌과는 다르게 5-6명이 짝을 지어 붉은 기를 꽂아놓고 손모내기를 하며 한 사람씩 다니지 않고 무리지어 이동하는 모습에서 자유를 느낄 수 없음을 실감했다. 망원경을 통하여 본 북한의 모습은 바로 현재 한반도의 분단 된 모습이다. 날아다니는 새는 야생이며 흐르는 임진강과 한탄강은 자연의 흐름이라 생각 할 때 우리 국민들이 자유로이 왕래 할 수 있는 그 날을 상상해 본다.
세상은 긍정의 힘이 바꾼다. 북한과의 다름을 이해하고 희망의 풍선을 키운다면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 바다 생명을 활기차게 하듯이 대한민국도 호랑이의 기상을 펼칠 그 날은 꼭 올 것이다. 희망의 풍선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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