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폭행사건에 화제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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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폭행사건에 화제 폭발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5.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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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화해하고 합의금 플러스 개인 돈 더해 장학금 기탁
성직자가 일반인을 폭행한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뿌렸다. 영상은 신부가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어서 파장이 확산됐다.
이 사건의 전말은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 4월 13일 밤 10시쯤 보은읍의 한 식당에서 A신부와 읍에서 건재상을 운영하는 정구필 씨가 신부의 지인 2명과 함께 양주 1병과 소주 6병을 마시고 만취상태에서 언쟁을 벌이다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구필 씨의 안면이 골절되는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사건은 영상 공개 후 일파만파 퍼졌다. 정구필 씨는 지난 9일 당시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CCTV 녹화화면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A신부가 음식점에서 나온 뒤 뒤따라오는 정씨에게 발길질한 것을 시작으로 넘어진 정씨에 올라타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 찍혔다. A신부 곁에 있던 일행도 폭행을 만류하지 않고 거의 지켜보는 수준. 폭행은 순찰차가 도착하고 나서야 중단됐다.
녹화화면을 공개한 정씨는 “서울에서 수술하고 퇴원해 집에 오니 제가 술자리에서 맞을 짓을 했다는 식의 소문이 떠돌아 억울한 마음에 진실을 알리려고 주변 CCTV녹화화면을 확보해 공개했다”고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A신부는 “정씨를 폭행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먼저 폭행한 것이 아니고 술자리에서 폭언하는 정씨를 피해 나왔는데 정씨가 뒤따라와 폭행하는 바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이 사건은 보은경찰서 조사를 거쳐 검찰에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에 대해 “검찰에 송치한 상태”라며 입을 굳게 닫았다.
이번 사건이 시중에 전파되면서 지역은 관련 얘기로 후끈했다. “신부가 오죽했으면” “폭행의 정도가 지나쳤다” “구타유발자?” “마초신부?” “폭력은 어떤 사유든 정당화될 수 없다” 등등의 반응이 회자됐다.
이런 가운데 A신부와 정구필 씨는 화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구필(59)씨는 신부로부터 받은 형사합의금 1000만원에 개인돈 1000만원을 합해 총 2000만원을 보은교육청에 지난 22일 기탁했다.
정씨는 “그동안 지역사회에 소란을 피워서 죄송하다”라며 “그동안 보은지역에 큰 빚을 지고 살았는데 이 기회에 조금이나마 갚고 싶었다”고 했다. 또 “22일 천주교 청주교구장을 찾아 폭행자인 A신부의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라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오죽하면 신부가 일반인을 폭행했겠느냐’ 또 ‘성도착증 환자다’ 라는 등 가짜뉴스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 같은 음해에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내 스스로 다 삭이기로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장학금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 보다 결손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 20명에게 100만원씩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은교육청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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