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회가 지난 대회와 달라진 부분은 보은군이 295억 이상을 들여 조성한 야구전용구장에서 경기가 진행된다는 것과 개막식 때 선수 및 초청자에게 식사권을 나눠준 점이다. 지난해까지 주최 측은 지역의 한 음식점과 사전에 말을 맞추고 경기장 한 모퉁이에 부수를 차려 음식을 대접한 것과 비교된다. 보은야구협회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전처럼 하나의 식당을 선택하고 단독계약하기보다 식사권을 나눠주고 각자 알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한다.
보은군야구협회는 올해 보은군외식업지부와 상의한 후 야구협회장 명의로 식사권(1매 6000원) 450매(싯가 270만원)를 발행했다. 식권 335장은 개막식인만큼 리그전 참가비에 따른 인센티브로 팀 또는 개인에게 나눠주고 남은 식사권은 협회 자체적으로 보은지역 음식점에서 소비했다.
그런데 문제가 나타났다. 식권 받기를 거부하는 업자들이 적지 않아 야구협회 집행부가 곤혹 아닌 진땀을 뺐다. 식권을 받지 않는 음식점 측에 일일이 해명해야 했고 이튿날 손수 현금을 갖다 주는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낸 아이디어지만 홍보가 부족했는지 식권 관련 문의 전화를 꽤나 많이 받았다. 내년부터는 식권 대신 지역상품권으로 대체할 생각”이라고 했다.
업주들도 식권 받는 게 영 불편한 모양인가 보다. 일부에선 식사비용을 식권으로 결재하는 것이 무안할 정도의 반감을 보이며 거부 반응을 보이기 일쑤란다. “식권으로 받으면 사업자등록증, 통장사본과 함께 외식업지부에 갖다 주어야 하는데 번거로워서 어떻게 하나. 10명 이상이면 모를까. 그깟 두 세장 식권 안 받는다. 대금지불도 늦다”는 업주의 항변이다.
돈은 돌아야 가치가 더 빛난다. 1억이 회전되면 10억 이상의 파생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은야구협회가 시도한 전환의 발상은 규모는 작지만 의미가 없지 않다. 100억을 풀어도 그 돈이 한 곳에 집중되거나 순환이 되지 않으면 효용이, 체감이 떨어진다. 보은군이 많은 돈을 들여 체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각종 이벤트를 유치하려는 것도 결국은 지역경기 부양 아니겠는가.
경제는 체감이다. 이 기회에 각종 현금지원 및 상품은 우리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를 발행해보는 것을 고민해봤으면 하는 바다. 도입 초창기 여러 난관이 따르겠지만 돈의 외지 유출을 막고 지역상권 보호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 지역상인은 물론 각종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나 기관, 주민들도 사소한 이해 때문에 미주알고주알 재고 트집 잡기보다 크게 멀리 보는 안목을 가질 때 지역은 더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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