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내홍 딛고 생산적 의회로 돌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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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회, 내홍 딛고 생산적 의회로 돌아서야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5.1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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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예산 심의와 상임위 구성을 둘러싼 보은군의회 내홍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보은군의회가 군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사, 산적한 현안 등 앞으로 진행할 주요 일정들을 어떻게 잘 소화해낼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의원 간 자존심 싸움은 이제 접고 초심으로 되돌아가 의회 본연의 역할에 전념해도 7대 의회에 주어진 의정활동의 시간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역대 최고란 칭송은 듣지 못하더라도 최악의 의회란 오명만큼은 남기기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보은군의회는 지난 4월 초 보은군이 요청한 568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예산 안을 여과 없이 승인했다. 승인된 예산에는 올해 당초 예산에서 삭감된 예산이 상당수 포함됐다. 하유정 의원은 “본의원과 박범출, 최당열 의원은 총20건에 51억여 원의 삭감조서를 제출했지만 나머지 4명의 의원은 단 1원도 삭감 없이 백지삭감조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합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부림, 원갑희 두 의원은 “삭감조서 제출은 무기명으로 제출해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전혀 근거 없는 왜곡된 자기주장일 뿐”이라고 담합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예산안 삭감조서에 대해 7명의 의원이 표결한 결과를 체크한 쪽지를 입수했는데 이렇게 나타났다. 대도청 탐지시스템(9000만원 삭감 요구에 반대4, 찬성3) 보은군노인회관 신축(9억5000만원 6-1), 생활자원순환센터 체력단련실 설치사업(3000만원 5-2), 전국민속소싸움대회(3000만원 6-1), 속리산둘레길 운영위탁관리(8000만원 5-2), 숲속스포츠치유체험장 조성(9억9384만원 4-3), 오장환 기념서적 출판(7000만원 5-2), 스포츠파크 기반시설 및 조명탑 등(19억5900만원 4-3), 지역에너지 활성화 지원(2억5200만원 4-3), 보은스포츠클럽 사무국 운영비(3020만원 4-3), 리클 유소년 축구대회(5000만원 4-2), 전국학생우슈선수권대회(5500만원 5-2), 대한체육회장기 전국 생활농구대회(2500만원 6-1), 제1회 속리산 단풍 마라톤대회(7000만원 4-2).
하 의원은 추경 안 결과에 대해 “만일 집행부와 4명의 의원 간에 원안가결을 조건으로 밀실거래가 이뤄졌다면 반드시 진실을 밝혀 주민들께 알릴 것이며 이것은 의회기능을 포기하고 집행부에 매수당한 도덕적 윤리적 무책임 의정활동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최부림 원갑희 두 의원도 “다수결이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전에 의원 간 합의사항이며 대화와 타협 등으로 합의점에 이룰 수 없는 경우에 마지막 수단으로 취하는 민주적 의사결정”이라며 하 의원의 주장에 맞불을 놓았다.
오락가락한 예산심의 어제 오늘의 얘기도 아니고 어느 편의 말이 맞는지 시비를 들추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대화를 마다하는 싸움은 서로에게 상처만 입힐 뿐이며 그 피해 또한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 지난 일 같다 서로 네 탓 공방하며 으르렁 거릴 여유가 있다면 진부한 얘기로 들릴지라도 보은군과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하고 비전을 제시하는데 힘을 빼야하지 않을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서로 만나 허심탄회한 자리를 가져보고 의원들이 진정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게 못할 것이라면 앞으로 의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실명제로 하면 뒤끝이 없다. 심판인 주민이 있지 않은가. 소신과 강단이 있는 의정활동이라면 실명제 도입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군민에게 믿음을 주는 의회, 나아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군민과 함께하는 의정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는 의회의 구호가 한낱 공수표가 아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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