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은 국민으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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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은 국민으로 부터
  • 보은신문
  • 승인 1998.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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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수(변호사 회북 부수)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 수 없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을 받아들이는 사람드르이 생각은 어떠할까. 정치인은 말하기를, 정치가 맑기만 하면 되는 일이 없다 할 것이다. 공무원은 생기는 것이 없어봉급만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 할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은 공무원에게 적당히 뇌물을 주어야 사업이 잘 굴러 갈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할 것이다. 거기에다가 일반 국민은 그것이 일반 관행이고 사회가 돌아가는 윤활유이니 어쩔수 없는 것이 아니냐라는 식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러한 것 같기도 하다.

백수로서 당선된 국회의원이 몇해안가 재산이 많아졌다든가, 적당히 뇌물받고 사람 좋다는 평을 받는 공무원이 아무런 탈이 없이 승진에 승진을 거듭한다든가, 원리 원칙을 따져 사업을 하는 사람은 망하고, 정치인과 공무원에 밀접한 사업가는 흥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럴 듯 하다. 더 나아가 기자가 촌지를 받고, 공무원이 급행료를 받고, 웃돈을 주고 공정거래를 위반하는 모습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탁한 모습을 우리는 주위에서 본다. 그러므로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정말로 사람 사는 모습이 원래 이러한 것인가, 이것이 자연의 법칙인가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러한 착각에 또 다른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매일 같이 언론매체를 통하여 보도되는 우리 사회의 부패 모습이다. 그동안 정치인, 공무원들이 끊임없이 썩은 모습으로 나오더니 이제는 법원 공무원등 법조주변의 부정한 모습까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와같이 썩은 모습을 보도하는 사람이나 그것을 보는 사람이나 한결같이 분노한다.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등등이 공분의 모습이다. 그러한 현상을 보면 그래도 우리는 맑은 물을 바라고 있고, 그것이 사회의 정의임을 확신할 수 있는 용기가 솟음을 느낀다.

그러나 이렇게 분노한 여러분에게 당사자는 이렇게 항변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시는지, "웃기고 있네, 돈은 누가 주었는데 자기가 목을 매가며 촌지를 주고, 급행료를 주고 뇌물을 바칠때는 언제이고 이제와서 나(정치인, 공무원등)를 욕해? 두고보자" 또한 그렇게 분노한 여러분에게 부패한 당사자를 고용하고 있는 정부, 자치단체는 이렇게 벼르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시는지.

"두고보자, 누구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되었는데 이제부터는 누가 더 힘드는지 보자, 원칙에는 원칙대로" 그리하여 원칙을 잘 알지 못하는 백성들만 살기가 더욱 힘들어 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이겠는가? 원칙을 배우고, 익혀야 되지 않겠는가. 그로써 더 많은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여야 함이 아니겠는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여러분은 아직도 정치인, 공무원이 윗물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한 생각을 가진 국민이라면 우리는 평생 맑은물 구경하기는 글렀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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