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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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편지
  •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 승인 2017.03.1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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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면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 되는데 오늘은 우연히 접한 어느 선생님의 담임 반 학부모에게 보내는 서한문이 너무 따뜻하여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안녕 하세요? 올해 6학년 2반 아이들과 함께 하게 될 담임교사 000입니다. 아이들이 저를 만나 서로 알아 갈 즈음 학부모님께서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담임교사를 만나 어떠한 모습으로 한 학년을 지낼지 궁금하시리라 여겨집니다. 그래서 제 소개 및 학급 운영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기운과 때로는 제 생각을 넘나드는 색다른 아이디어 그 생각의 탄생들을 늘 감탄하며 교직 생활을 감사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학년을 아우르며 아이들과 동거동락하는 동안 때론 아이들과 친구처럼 엄마처럼 유쾌하게 지내기도 했고 가끔은 엄한 스승의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까닭에 아이들도 제가 따뜻하고 재미있는 줄 알다가 잘못으로 엄한 훈계를 받을 때는 사뭇 무섭다고도 합니다. 당연히 체벌은 안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제 나름대로 교육적인 대안을 모색하며 여러 방법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드릴 말씀에 앞서 저는 우리 반을 ‘아람’이라 칭합니다. ‘아람’은 탐스러운 가을 햇살을 받아서 저절로 충분히 익어 떨어진 과실을 일컫는 순 우리말입니다. 이는 저절로 익어 떨어진 과실처럼 스스로 배움을 익히고 성장하여 누구나 탐낼만한 아름다운 인격체로 잘 자라나길 바라는 제 생각과 욕심이 담긴 말입니다. 이제 새로운 각오로 아람 반 아이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며 교사로서 저의 계획과 다짐을 좀 더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기본적으로 학업 능력, 외모, 집안 환경 등에 의해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습니다. 모든 일에 공평한 기준을 적용 할 것이며 공정한 대우를 하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아람 반 아이들을 신의 선물로 부여 받았기에 더 이상 최고의 선물이 있다 여겨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연한 일이나 제 안의 공정함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일체의 선물 및 화환 음식물 식사 대접 등을 받지 않음은 물론이며 학교를 방문 하실 때도 가볍게 빈손으로 오시면 제가 따뜻한 차로 더욱더 환영 하겠습니다,(중략) 선한 영향력 있는 교사로서 교단에 서 있는 동안 제가 가장 기쁜 일은 어떠한 선물보다도 학부모님과 아이들이 신뢰하는 믿음을 바탕으로 바른 교육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입니다. 촌지 뿐 아니라 찬조금이 없는 학급으로 누구나 사랑 받고 즐거운 아람 교실을 만들기 위해 저 또한 아이들을 믿고 아끼며 지금의 열정을 기꺼이 펼쳐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학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눈앞의 결과가 아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잘 다져진 습관입니다.(중략) 그러므로 경청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탐구해가는 과정을 위해 바른 생활과 학습 습관을 갖도록 유의하여 지도하겠습니다. 또 책 읽기는 즐거운 과정으로 이 속에서 자연스레 깊이 있는 사고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창의적 체험 활동 수업 및 주체 통합 수업 등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지도 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아이들의 사회성과 인성 발달을 중점 지도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반의 핵심 가치는 ‘존중과 도전’입니다. 서로 다른 모습 속에서 아끼고 보듬는 마음. 곧 존중이란 그 마음에서 시작하여 나의 미래에 도전 할 수 있는 그 인격을 꿈꿉니다.(중략) 때론 자신도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듯 나의 도움이 필요한 그 자리에서 손을 내밀 수 있는 따뜻한 아이들을 빚어내는 것이 가장 큰 제 몫이라 믿기 때문입니다.(중략}
저는 아이들을 부를 때 아들이나 딸이라는 호칭을 잘 씁니다. 제가 그럴게 부를 때 아이들이 제품에 한층 더 가깝게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제 자신에게도 그만큼 사랑스럽게 아이들을 이끌겠다는 다짐이 실려 있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새 학기를 시작 하면서 일 년 뒤에 아이들이 저를 어떤 교사로 기억하고 평가 할지 미리 생각하면서 그저 재미있거나 무서운 선생님이 아닌 아이들 각 자의 삶 속에서 자신이 발견하고 싶었던 의미 있는 그 길을 함께 찾아가는 선생님으로 쓸모 있는 및 돌이 되고자 합니다. (후략)
봄을 기다림은 그 속에 꽃처럼 아름다운 꿈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희망이 있고 그리고 생명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면 관계상 전문을 다 소개하지 못 해 유감이지만 그래도 대통령 탄핵과 사드 배치 문제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요즘 봄볕처럼 세상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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