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구제역 소강국면…9일째 추가발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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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구제역 소강국면…9일째 추가발생 없어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2.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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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로면을 들어가는 길목인 25번 국도에 구제역 방역소독기가 설치돼 오가는 차량들이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최대고비 넘긴 듯
파죽지세로 확산할 것 같았던 구제역이 9일째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구제역 발생 직후 우제류에 대한 백신을 일제 접종했기 때문에 이번 주까지 추가 발생이 없을 경우 최대 고비를 넘겼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온다.
보은군 마로면의 한 젓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 5일. 이후 지난 13일까지 불과 8일 만에 6건이 잇따라 발생해 구제역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다. 하지만 14일 이후 9일째(22일 기준) 구제역 의심사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구제역 발생 이후 일제 접종한 백신의 효과가 안정기에 접어들며 확산세가 주춤해졌다는 분석이다. 보은군과 충북도도 구제역 확산 방지와 조기 종식을 위해 의심 증세를 보이는 가축만 살처분한다는 방역 지침에 구애받지 않고 확진 농장 4곳의 소 212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충북도는 지난 7일까지 보은지역 내 우제류 1031농장, 5만2000마리와 도내 젓소 2만3000마리에 대한 일제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인접 시군의 한육우에 대해서도 지난 12일까지 백신접종을 마쳤다. 충북도 관계자는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 지역 우제류의 경우 백신 접종 2주째가 되면서 항체 형성률이 100%에 근접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달 말까지는 기존대로 축산농가 예찰과 바이러스 차단방역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북지역 모든 우제류에 내려진 이동제한 조처는 오는 26일까지 지속된다. 또 오는 24일까지 군 제독차 6대 및 병력지원 44명, 광역방제기 6대, 공동방제단 4개 팀을 동원해 보은 지역 축산시설에 대한 일제 소독을 실시한다. 이번 주부터 살처분 농가(예방 살처분 포함 14개 농가, 986마리)에 대한 보상금도 가지급된다고 충북도는 밝혔다. 보상금 추정액은 35억원.(관련기사 3면)

구제역에 지역이 휘청
7건의 구제역 발생으로 축산농가는 말할 것도 없고 주민, 상인, 공무원 등 지역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구제역 발생지역인 마로면과 탄부면 지역은 구제역 파동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민은 구제역 때문에 외출이 조심스럽다. 상인은 장사가 안 돼 시름이 깊다. 공무원도 연일 현장에 투입되는 등 피곤이 누적됐다. 지역 관공서도 대민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지난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속리산면, 마로면, 탄부면, 삼승면 시가지를 둘러봤다. 구제역 사태를 체감할 정도로 인적보다는 차량이 눈에 더 띄었다.
속리산에서 만난 숙박업자는 구제역 영향을 묻는 질문에 “보은에서 열린 예정이었던 세팍타크가 경기 일정 조정으로 예약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보은군 2월 경기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다만 세팍타크의 경우 9월로 조정됐다.
첫 구제역이 발생한 마로면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는 도중 속리산 IC 인근 25번국도 상에는 방역소독기를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누구나 구제역 현장임을 짐작케 했다. 도로 주변에는 “상주방면 축산차량은 고속도로로 우회”, “일반차량의 축산농가 방문은 금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나붙었다.
마로면을 대표하는 유명한 짬봉집을 먼저 찾았다. 태화루 주인은 “구제역 발생 이후 매출이 50%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여기서 끝나야 더 큰 혼란이 없다”고 했다. 이곳을 방문한 시간은 오전 11시30분. 이 집에 머문 20분간 3팀만이 식사를 주문했다. 주인은 “오후 2시가 넘으면 시가지 인적이 떨어진다”고 귀뜸했다.
바로 옆 삼겹살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봉이네’ 음식점 사장은 “매출이 반토막 아니 70%이상 하락한 적도 있다”고 했다. “안 돼도 하루 7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라며 큰 숨을 들이켰다. 이 집은 구제역이 최고 기승을 부릴 시점에서 문을 며칠 간 닿아놓았던 곳. 이 가게 옆 주민은 “기온이 20도 이상 되어야 구제역이 완전 소멸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탄부면으로 발길을 돌렸다. 역시 짬봉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불이야’ 식당이 눈에 띄었다. 이 집 정문에는 ‘구제역 확산 방지 차 임시휴업한다’며 식당 간판을 당분간 내려놓았다. 바로 옆 순두부로 이름세를 탄 한정식집도 “매출이 확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평상시일 땐 손님이 줄지어 섰던 곳이기도 하다. 탄부면사무소가 소재한 한식전문점 주인 또한 “하루 60~70명 왔었지만 지난 14~17일에는 하루 평균 20~30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구제역 발생이 비켜간 삼승면도 고충을 겪고 있다. 삼승면을 대표하는 삼겹살집으로 성장한 원남식당 종사자는 “구제역 발생 후 30~40명의 예약이 취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일요일부터(19일) 돌아다니기 거북스러웠던 탄부면 주민들이 우리식당에 들러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구제역으로 정기총회를 연기한 남보은농협은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 직원은 “조합원 왕래가 쉽지 않다. 직원도 나가지 못한다. 금융업무 뿐 아니라 인사이동도 못해 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에는 모임이나 회식이 없어졌다”고도 했다.
조합장 선거를 미루고 있는 보은옥천영동축협도 지도업무 등이 멈췄다. 관계자는 “농가, 대농민 사업은 중단됐다. 가축시장 또한 정지가 됐다. 농가의 소출하가 안 되는 등 업무가 중단됐다. 대신 방역현장에 직원이 투입되고 사료공급에 엄청난 직원이 매달리고 있다”고 상황을 알렸다. 축협은 구제역 위기 단계를 봐가면서 조합장 선거 등 미뤄진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구제역 발생에 지역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김인수 의원 “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김인수 도의원은 “백신 전달과정이나 보관상태 그리고 접종과정 등 방역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특히 축산농가에서 접종에 소홀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1일 열린 충북도의회 임시회에서 “현재 축산농가는 지자체에서 공급받거나 축협에서 구입해 직접 주사로 접종한 것을 지자체에서 축산농가를 대상을 백신접종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관리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문제점이 발견되는 등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소의 항체형성율 97%에 달한다는 것은 결국 실적위주의 숫자 부풀리기에 불과했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국가 위상에 맞는 방역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수입사료 및 수입건초에 대한 검역강화와 백신공급과정 간소화 및 일선 읍면동에 백신 보관소 설치, 정부에서 구제역 백신개발 및 백신은행 설립, 방역체계 실효성과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간 역할분담 및 업무체계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가축예방 접종시 감독관 입회하 수의사와 농장주가 접종하고 감독관의 접종증명서 발급의무와, 축산 수의직 공무원 증원과 예찰 예방 방역 살처분 과정에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역단 창단, 전염병 검사와 평가시스템 개선, 축산농가 인식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실시 및 전염병 발생농가 보상불이익 법제화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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