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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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과제
  • 시인 김종례
  • 승인 2017.01.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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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낙관으로 붉게 떨어지던 마지막 해넘이를 배웅하고, 새해 새날의 일출을 마중한 지도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 시간은 빗장을 열어 제치기 무섭게 부리나케 달아나며 가속페달을 밟아대고 있다. 아침의 커튼을 걷어 올려 하루의 휘장을 내리기까지 다시 시간의 노예가 되어가는 자신을 만나는 요즘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작심삼일이나 조령모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별다른 큰 계획이나 헛된 망상에 붙잡히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자아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해의 시작점에서 한해의 끝을 내어다 보며 누구나 마음밭에 홍유성죽의 대나무 한 그루를 심고 있는 요즘일 게다. 더구나 올해는 요동치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상을 바로 세워야 하는 공동과제가 우리 모두에게 던져지지 않았는가!
우리는 너무나 오래도록 흔들리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가지를 흔들어대는 긴 폭풍의 터널이 이어질지 모르는 정국을 바라보며 온 국민은 내내 지쳐있다. 되돌아보건대 역대에 추앙받을 만한 정상이 거의 없었기에 우리는 실망하고 포기하고 허기져 왔었다. 상대 정당을 부정적으로 질타하며 자신의 가치관을 편향적으로 몰고 가는 정세 속에서 국민들은 이리저리 휘둘리며 방황하여 왔다. 그러나 벼랑 끝에 내몰린 양처럼 불안하다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간다고 해서 이 시대의 운명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설 반석의 땅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는 진정한 리더십이 결여되어 내려온 전례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이 혼란한 시대를 구제할 수 있는 지도자를 바로 세워야 할 과제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다.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함부로 남용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정유년이다.
나는 정치학을 공부한 적도 없는 문외한이며, 대선주자들의 중심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혜한도 없는 자이다. 단지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이 시점에서, 막중한 과제를 받은 학생처럼 고민하며 작은 생각을 담아본다.
첫째, 재능문화재단이 강조한 리더십의 여러 조건 중에서 우선적으로 수신유품과 화인유체가 겸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정상에 걸맞는 품격과 인격은 물론, 국민들을 대응하는 언행에 진실과 예의가 배제되지 않아야 진정한 민주주의는 꽃 필 것이다. 개인의 욕망을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중상모략이나 그 어떠한 방법도 고수하며, 우선 되고 보자는 식의 폄하된 말짓거리는 이제 사라져야 할 것이다.
둘째,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무조건 배척하지 않고 끊임없이 부정적 요소를 아우르고 견제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주의 선봉자를 기다리고 있다. 함석헌 기독교 문필가는 옥중에서 “나는 죽이더라도 이 민족의 갈 길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시오”라고 한 시 구절처럼, 대적의 인격과 사상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범 리더십을 우리는 진정 갈망하고 있다.
셋째, 그 무엇보다도 인생의 풍부한 경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가 걸어온 길에서 얻은 보물 같은 잠재력과 주도성을 발휘하여, 임기의 끝을 바라보는 승승부 계획에 능란하고 정치적 역량이 풍부한 자만이 이 나라를 반석위에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창조적 국가상을 재정립하기 위하여 원대한 비전은 물론, 하루에도 몇 번씩은 방향감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한 생을 이 시대에 바칠 수 있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국민을 머슴의 자세로 섬기고 봉사하며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희생적인 인류애 정신이 확고한 자라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정상의 자리는 개인의 사익과 권력에 대한 욕망의 둥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이 결집된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 나라를 매만져 나간다면 우리의 미래도 서광이 비쳐질 것이 분명하다.
‘한 나라의 정상을 보면 그 국민들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유권자에게 부여된 막중한 권리와 의무! 아직은 새벽녘이라 할 수 있는 일월은 신성한 새날 새 빛이 정유년 한해를 밝게 비추기를 기원해야 할 때이다. 우리 모두 이 역사적 기로에서 새 문을 열고 내일을 바라보며 지혜의 눈을 뜰 때이다. 불모지 같은 가시밭 자갈밭 길에 소망의 꽃무리를 아름답고 붉게 피워내야 할 과제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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