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지었지만 갈 길이 녹록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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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지었지만 갈 길이 녹록치 않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6.12.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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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크린, 안전펜스 없어 공식대회 유치 발목
터를 깊이 파고 시설물 들였더라면 아쉬움 커
야구장 관리인 및 운영 요원과 연습장도 과제
▲ 보은군체육회장배 사회인야구대회가 열린 지난달 19일 청주 신흥기업야구단과 청주 드림훼밀리야구단이 보은스포츠파크 야구장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개장식을 가진 보은스포츠파크. 보은군의 자랑이기도 하지만 부담도 되고 있다. 앞으로 헤쳐 나갈 길이 적지 않게 놓이면서 힘겹게 지은 시설물이 자칫 관리조차 버거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은군은 공설운동장 인근에 사업비 295억 원을 들여 육상보조경기장, 야구장 2면, 그라운드골프장, 체육회관 등을 갖춘 보은스포츠파크를 지난 11월 12일 개장했다. 보은군은 이로써 종합운동장, 인조A,B구장, 수영장, 테니스장, 전천후 게이트볼장, 사계절 육상훈련장, 보은국민체육센터, 족구장 등이 조성된 보은생활체육공원(부지 15만㎡)을 포함해 전체면적 36만㎡의 대규모 체육시설을 구축했다. 무엇보다 모든 시설이 한곳에 집중된 점이 강점이다.
여기에 이평리 전천후 게이트볼장 부근에 실내야구연습장 등이 거론되는 복합체육관을 추가로 건립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체육시설로만 보면 보은군은 전국 톱클래스이며 개인당 누릴 수 있는 체육시설 면적은 단연 돋보인다. 정상혁 군수는 “스포츠파크가 완공됨으로써 내년부터는 연간 약5만 명 이상의 스포츠가족이 몰려와 약100억 원 이상을 쓰게 될 것이며 이렇게 되면 약200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와 보은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산업도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초 보은스포츠파크는 기존의 공설운동장을 국제경기까지 가능한 육상 1종 공인경기장으로 격상시키고자 성주리 일원의 공동묘지를 개조했다. 하지만 파이가 커진 야구시장을 의식, 야구장 2면을 지으며 보은스포츠파크 운영은 야구종목에 기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런 야구장에 허점이 노출돼 적지 않은 숙제가 부여되고 있다. 야구동호인에 따르면 새로 지은 야구장에는 타자가 타석에서 투수의 공을 칠 때 시야 흐트러짐을 잡아주는 백스크린과 선수를 보호하는 안전펜스를 설치하지 않아 야구협회가 주관하는 공식대회는 치르기 어렵다.
야구장의 방향도, 투수나 대타가 몸을 풀 연습장이 없는 점도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야구장은 야수가 햇빛의 영향을 덜 받는 북동쪽 방향에서 수비를 하는 게 통상의 예지만 그렇게 설계하지 못했다. 특히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깊숙이 골을 파 그 안에 보은스포츠파크 시설물을 조성했더라면, 아니면 육상보조경기장과 야구장의 위치가 바뀌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보은군은 구릉다리로 스포츠파크와 종합운동장을 연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조경기장과 야구장의 위치가 바뀌었다면 종합운동장과 더 근접하고 야구장 또한 비용을 덜 들이면서 주변 환경을 십분 활용한 훌륭한 시설물이 되었을 것이라는 데 여운이 짙게 남는다. 육상보조경기장은 웅덩이 형태로 깊게 파여 바람의 영향을 덜 타게 설계된 반면 야구장 두면은 바람을 막아줄 장애물 없이 지상 위에 그대로 건축됐다. 웅덩이 형태의 경기장은 바람을 막아줄 뿐 아니라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관중석에서 지켜보기에도 편안함을 가져다준다. 보은공설운동장이 양궁인들을 비롯한 여러 체육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야구 연습장 또한 그래서 야구인 사인에 선호도가 높고 유명하단다.
야구동호인은 “사전에 야구전문가들의 자문을 충분히 구한 후 야구장을 설계했더라면 아주 멋진 시설로 입소문이 나 가만히 앉아서도 보다 많은 야구인들이 앞 다퉈 보은의 야구장으로 몰려 올 텐데”라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상 2층 규모에 관리실, 매점, 방송실, 회의실, 체력단련실을 갖춘 체육회관 활용 또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점의 경우 늘 선수가 오가지 않는 이상 매점 운영을 하겠다고 나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회의실이나 체력단련실도 긴 전지훈련을 오지 않는 이상 이용에 부진이 예상된다. 특히 야구는 주말마다 야구동호인들이 리그전을 치른다고는 하나 야구경기가 끝나면 돌아가기 바쁘다. 문제는 숙박을 유도하고 돈을 쓰게 만드는 일인데 쉽지 않아 보인다.
야구장이 두면인 점도 리그전 아닌 대회 유치와는 거리가 있다. 웬만한 대회는 야구장 4~6면이 있어야 야구대회를 소화할 수 있다. 그나마 인조축구장을 야구장으로 활용하면 리틀야구대회는 유치할 수 있겠지만 경험자가 없다. 초기 기반을 닦을 야구에 대한 관리와 운영, 업무를 겸비한 전문요원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인데 문제는 비용감당.
보은군 관계자는 “백인천 전 감독이 보은군 야구장 사용을 문의하는 등 야구장에 대한 관심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보은군이 추진하는 속리산면 일원의 복합휴양관광단지가 조성되고 스포츠 시설물과 어우러지면 보은군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보은을 다녀간 체육인들은 꼬부랑길 10㎞ 하나만으로도 전국 제일의 스포츠 훈지훈련지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들 한다. 때가 돼 한국관광공사와 손을 잡고 스포츠마케팅을 구사하면 보은은 놀라울 정도의 변신을 할 것이다.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정상혁 군수의 안목과 식견은 예사수준을 넘는다. 적지 않은 이들이 보은군의 스포츠 시책에 대해 부정적이 시각이 강한데 내가보는 견해로는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보은군은 스포츠파크 준공을 앞둔 지난 7월 시설관리사업소를 스포츠사업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분산된 체육업무를 일원화했다. 스포츠파크에 관한 업무는 내년 1월 문화관광과 시설계에서 스포츠사업단으로 이관될 예정이며 관련 조례개정도 서두르고 있다. 아울러 스포츠 관련 업무가 급증함에 따라 올해 생활체육회와 통합한 보은군체육회와도 협업할 방침이라고 한다.
보은군이 주요역점 중 하나인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부정적 우려를 털어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가져다줄지 이래저래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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