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시범시행 후 얘기가 없다 이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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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 시범시행 후 얘기가 없다 이유가 궁금하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6.12.08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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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이 지난 9월 한 달 간 실시한 일방통행 시범운영이 종료된 지 두 달이 넘었다. 그런데 아무 후속 설명이 없다. 추후 일방통행을 실시하겠다는 것인지 안 한다는 것인지 참으로 속을 알 수 없다. 시범실시를 하고 나면 가타부타 설명이 따라야함은 당연한 것 아닌가. 주민들의 알권리와 행정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군이 입장을 정리하고 밝혀야 한다. 주민의 협조를 구할 땐 언제고 경과나 결과에 대해 입을 닫아 버리는 것은 일방적 행정편의이며 주민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보고서 수준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여론이 어땠는지 주민이 궁금증을 갖지 않을 정도의 사후 설명은 따라야 한다.
더욱이 군은 시범실시 후 보은군 이장단과 해당지역 상인을 대상으로 일방통행에 대해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침묵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이장단은 찬성이 90% 이상, 상인은 반대가 70% 가까이 나온 눈치인데 군의 발표가 없다. 이러다보니 정상혁 군수가 상인들의 민원을 의식해 유야무야 처리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지 아닐 수 없다.
보은군은 지난 9월 1일부터 한 달 간 중앙사거리에서 동다리 사거리까지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시범 운행했다. 배경은 보행자의 안전한 보행권과 삼산로 일대의 원활한 교통통행을 위한 교통대책의 일환이란 게 당시 군의 설명. 이 구간은 5일장이 들어서는데다 불법 주정차, 외지상인의 차량상권 행위 등으로 인해 주민이 통행을 꺼릴 정도로 심기가 불편했던 곳. 특히 시가지 도로 정비로 인도와 도로의 경계석이 높아져 잠시의 주정차만으로도 양방향 통행이 안 된다. 군은 “시범 운영해본 후 문제점이 나타나면 개선해 나가면서 이후 반응이 좋으면 점진적으로 일방통행을 확대 시행할 방침”이라고 했지만 말뿐이 됐다.
그렇다고 전혀 성과가 없는 것도 아니다. 시범운영은 무엇보다 상인들에게 경각심과 함께 자정노력을 가져왔다. 도로 또한 시범시행이전보다 원활해졌다. 지금 상태라면 굳이 일방통행을 시행하지 않아도 무방해 보인다. 단골 메뉴였던 군의회 행정사무감사 지적도, 일방통행을 시범적으로라도 실시해보라는 주변 권고도 잠재웠다.
일방통행 시범운영에 대한 신문보도도 흥미롭다. 수많은 신문 중 시범기간 내내 모니터링을 한 신문은 보은군을 연고로 둔 지역주간지 두 곳인데 기사맥락이 극명한 대조를 보여 흥미를 자아냈다. 기사는 기자의 관점과 시각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번 일방통행에 대한 기사가 대표적인 사례였다 할 수 있겠다.
이 중 한곳인 보은신문은 일방통행 시행 첫 주 ‘도로가 뻥 인도는 꽉’이란 제목으로 “차량 소유자는 찬성, 해당 상인은 일단 지켜본 후 판단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보냈다. 이어 ‘일방통행 시범운영에 갈채를 보낸다’란 기자수첩과 ‘일방통행 특정인만을 위한 시범이 아니다’라는 사설을 내보낸 뒤 ‘찬반양론 속에 전면시행은 군수 의지에 달렸다’ ‘주민 편하다는 반응 속에 상인 매출 떨어져?’라는 기사를 연속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일방통행 시행에 긍정적인 신호를 내보낸 셈이다.
반면 다른 지역주간지는 시범운영 첫 주 ‘피해는 군비로 보상할거냐’ ‘상권 죽이고 차량통행만 원활하면 되냐’는 제목 아래 “빗발치는 상인들 피해 원성에 도로 이용 편해졌다는 긍정 여론이 묻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방통행과 시장활성화 중 뭣이 중헌디’라는 제목으로 “근본문제 해결하지 않고 시행해 상가매출 감소를 가져왔다. 주차공간 확보 선행과 노점 및 노상적치물 단속이 뒤따라야 한다”는 기사를 소상하게 다루었다. 그리고는 ‘일방통행 1개월 무엇을 남겼나’ ‘일방통행 주민을 운동가로 만들어’란 주제의 스트레이트 기사를 연속 보도했다.
보은을 연고로 하는 신문이 두 개 있다는 점은 바람직한 일이다. 경쟁과 균형 잡힌 사고를 가져다주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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