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
상태바
우리의 삶
  • 이영란 (청주사직초등학교 교장)
  • 승인 2016.12.08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리하고 재주 많다는 원숭이는 화살보다 더 빠르게 2016년을 날려 버렸다. 주말마다 촛불을 밝히는 세상은 온통 뒤죽박죽이 된 것 같고, 나 보다는 많은 세월을 대한민국이라는 땅에서 살아야 하는 아들·딸이 더 걱정이 되는 나이가 되었다. 날씨가 추워지니 자연히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진 요즈음 가을보다 책을 대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 같아 행복한 마음이다. 모처럼 느끼는 여유로운 주말에 책상을 정리하다 선명하게 보이는 글씨가 눈에 뜨인다. ‘행복한 노후’라는 잡지 기사로 100세를 살아야하는 은퇴기에 있는 사람들이 자식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 조심해야 할 일들을 알기 쉽게 적은 내용으로 직장 퇴직이 다가 온 나에게 어떤 강의보다도 피부에 닿는 내용이라 적어 보았다.
첫째는 퇴직금으로 조급한 마음과 더 벌어 보려는 과욕으로 사업하다 실패 할 때 우리들의 노후는 정말 비참하다는 것이다. 40여년 평생 동안 직장 생활을 할 때는 항상 봉급이라는 정해진 돈으로 자식 교육과 생활비로 허리를 졸라매야하는 사람들이 큰돈이라 생각하는 것이 퇴직금이다. 이 돈을 좀 더 늘려보자는 다급한 생각에 어설픈 사업으로 노후에 불행을 자초하는 경우가 있음을 종종 볼 수 있다. 정말 신중해야 할 일이다.
둘째는 태초부터 해결할 수 없으며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는 질병이다. ‘옛말에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 자식 간에도 건강해야 행복한 미래를 생각 할 수 있다. 친정 엄마가 쓰러져 딱 3년을 누워 계시다 가셨다. 돌아가신 다음의 마음 아픔이야 이루 말 할 수 없지만, 누워 계실 때 정말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보살펴 드렸나 하는 질문에 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 직장 일로 바쁘다는 핑계, 아이들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핑계 등으로 자식 노릇 못함에 항상 마음이 아프다. 엄마가 아이들을 돌 봐 주고 반찬을 해 주실 때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하는 반성의 마음이다. 부모님의 질병도 최선을 다하지 못했는데 좀 더 나이가 들어 남편이나 내가 오래 누워 있어야 할 질병에 걸린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남은 인생에서는 자식에게 재산 준다는 생각과 도와준다는 생각보다 우리 부부의 건강관리가 더 중요함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연골이 튼튼해야 한다. 무서운 병도 다리가 튼튼하면 병원도 자유로이 갈 수 있다. 스스로 걸어 다니면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건강해진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오던 질병도 무서워 달아날 것이다.
셋째는 옛날에는 감히 생각도 못하고 주위에서 볼 수도 없던 황혼 이혼이 흔해져 버린 지금 얼마나 많은 노인들이 노후를 불안하게 하고 있는지 주위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결혼이 일륜지 대사라 어렵지만 결혼 후 헤어지는 일은 결혼보다 더 어렵단다. 이혼 한 다음의 재혼은 이혼보다 어렵다니 황혼 이혼이 노후의 삶을 힘들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여자 측에서 이야기 하는 삼식이(삼식 세 끼를 집에서 다 먹는 남편) 간식이(삼식이에 간식도 먹는 사람) 라는 말도 있지만 부부가 함께 해후를 한다는 것은 축복 받은 일이다. 일단 이혼을 하면 재산이 반으로 줄어들며 생활비는 배로 늘어나고, 가족 간의 상처는 물론 내가 평생 쌓아 놓은 긍정적인 삶에 회의감이 생기고 슬픔과 외로움과 그리움이 쌓인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 행복한 노후보다는 몸과 마음이 허해진 탓에 주위의 잦은 걱정을 떠 올리게 마련이다. 100세 시대라 하니 노후를 가꾸어야 할 기간이 더욱 길어졌으며 책임도 더 커진 셈이다. 노후에는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 자기의 살아온 환경만 고집 할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를 이해하며,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혼도 부부간의 인간관계가 좋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이란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행복 장소이다. 야무지게 여문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듯이 우리의 삶도 벼이삭과 같이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 행복한 삶으로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