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지역 폐쇄화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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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지역 폐쇄화를 경계한다
  • 최동철
  • 승인 2016.06.2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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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장자의 대표적 우화 중에 ‘우물 안 개구리’가 있다. 내용인즉 이러하다.

개구리가 동해바다 거북에게 거들먹대며 말했다. ‘얼마나 즐거운가, 나는 늘 우물 난간에 폴짝거리며 노닌다네. 우물 벽 틈새에 들어가 쉬기도 하고, 물속에서 느긋하게 헤엄치다가 턱을 물 위에 내놓고 쉬기도 하지. 장구벌레나 게는 내 상대가 못되니 우물을 독차지한 즐거움이란 더할 나위 없네. 자네, 이리 와서 널찍한 이곳을 어디 한번 둘러보게’

동해의 거북이 좁은 우물에 들어가려고 왼쪽 발을 내밀자 오른쪽 무릎이 걸려버렸다. 발을 도로 빼낸 거북은 겸연쩍어하며 바다에 대해 들려주었다.

‘바다는 천 리로도 그 넓이를 재지 못하고, 천 길로도 그 깊이를 가늠하지 못한다네. 10년에 9년 동안 폭우가 쏟아졌지만 불어나지 않았고, 8년에 7년 동안 가뭄이 이어졌어도 물이 줄어들지 않았네. 시간이 흘러도 그만, 물이 들어오고 나가도 그만이라. 이것이 바다의 큰 즐거움 이라네’ 이 말을 듣고 우물 안 개구리는 깜짝 놀라 얼이 빠져버렸다는 이야기다.

19세기 말엽, 조선은 쇄국정치를 했다. 빗장을 단단히 걸고 문호를 개방해 문물교역을 하자는 외국 배만 오면 죽기 살기로 쫓아냈다. 바깥 세계 흐름을 전혀 읽지 못했다. 요즘처럼 꼴사나운 당파, 계파 싸움질만 해댔다. 청나라파, 러시아파, 일본파 등으로 나뉘었다.

청나라의 속국임을 자처했던 조선은 한 술 더 떠 영국의 적대국이었던 러시아를 불러들여 의지하려고 했다. 당시 세계 패권 국가는 영국이었다. 일본은 일찌감치 문호를 개방하고 선진문물을 받아들였다. 영국, 미국 등과 조약을 맺은 일본은 군함 등 군사지원을 받아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영, 미를 대리하여 러시아를 패망시킨 공으로 묵인 하에 일본은 조선을 식민지화 했다.

보은군 사회가 지역주의로 흘러가는 조짐을 보인다.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고 자주성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우물 밖에서 보면 결국 폐쇄사회로 가는 모양새다. 지역주의는 지역이기주의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자기지역 중심주의는 그것이 긍정적으로 전개될 때에는 지역의 주체성 및 자율성을 지향하는 의미를 가진다. 반면에 부정적으로 전개될 때에는 타 지역 또는 출신에 대해 배타적이 된다.

보은군내 업무 위탁기관, 시공업체 선정이나 인재 채용 시 응모자격 등을 보면 대부분 보은군에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한정짓고 있다. 타 지역의 기관, 업체나 인사에게는 애당초 응모자격 조차 부여하지 않는다. 능력본위가 아니라 연고권이 우선이다.

문호를 활짝 열고 능력위주로 탈바꿈해야한다. 그래야 사업목적을 달성하고 보다 발전된 성과를 이룩할 수 있다. 주소지 제한은 없되 주민등록상 보은군 거주자는 우대한다는 단서 정도면 족할 것이다. 빗장을 풀어야 우수 인력이 들어오고 우리도 밖으로 진출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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