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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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지 마세요
  • 최동철
  • 승인 2016.04.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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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과 토요일인 내일과 모레는 20대 총선, 사전 투표일이다. 유권자 본인이 어디에 있건 전국 읍면동마다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본 선거일은 13일이다. 3일 모두 신분증이 있다면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 꼭 투표를 하자.

지난 2008년 미국은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선출했다. 그 해 미국에서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유명 연예인들이 참여한 ‘투표격려 캠페인’ 동영상을 제작했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는 4분41초짜리 동영상이다.

정치와 투표에 무관심했던 이들이 이 캠페인을 보고 30만 명 이상이 새로 유권자 등록을 할 정도의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이 동영상의 주제는 아이로니컬하게도 ‘돈 봍(Don't vote)' 즉, ’투표하지 마세요‘다.

영상 초입에서 톰 크루즈, 스칼렛 요한슨, 윌 스미스, 해리슨 포드, 브래드 피트 등이 차례로 ‘투표하지 마세요’라고 말한다.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 이가 ‘투표 하세요’로 임의 정정하여 말하면 감독은 ‘컷’을 외친다.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선 ‘하지 마세요’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감독은 한 술 더 떠 ‘비꼬듯이 한 표는 소중하지 않다’라고 말해보라고 주문한다. 참여자들은 한 사람씩 ‘한 표 정도는 소중하지 않아요’ ‘한 표요? 그걸로 뭘 어쩌겠어요’ ‘한 표 아무 쓸 모 없어요. 뭐, 그냥 한 표정도일 뿐인데요’ ‘당신은 우리나라에서 그냥 한 개인일 뿐이에요’ 라고 말하는 연기를 펼친다.

그러다가 출연진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그냥 올바르게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한다. 감독도 콘셉트 원본 시나리오를 찢어버리며 ‘그럼 그냥 마음속에 있는 대로 말하라’고 요청한다.

그러자 각각 투표를 해야 할 이유를 한가지 씩 들이댄다. 윌 스미스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투표할 겁니다’라고 말한다. 어떤 이는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도록 투표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이어 봇물 터지듯 ‘당신을 위해 투표하지 않는다면 저 같은 군인을 위해’ ‘우리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 의료 보건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생애 첫 선거이기에’ ‘투표가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믿기에’ ‘투표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등등 투표 이유가 쏟아진다.

미국이건 우리나라 건 선거의 의미는 똑같다. 한 표의 소중함도 같다. 우리 역시 농촌지역의 아이들과 청년, 교육, 문화 그리고 관련된 모든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보은군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기꺼이 행사해야 한다.

날씨가 아무리 나빠도 꼭 투표장에 가야한다. 우리에게 관심조차 없다고 불평만하지 말고 관심을 갖도록 제대로 선택해 투표를 해야 한다. 마지막 말은 결국 ‘꼭 투표하세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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