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은혜를 잊을수야
상태바
부모의 은혜를 잊을수야
  • 보은신문
  • 승인 2002.05.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대식(보은 지산, 서울 신천중 교감)
하나의 생명이 잉태되어 한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의 은공을 잊을 수가 없다. 그것은 부부간의 참사랑의 결과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부모의 몸을 빌려 이세상에 나왔기 때문이다.
부부 중에서도 특히 임신한 아내의 경우에는 열 달 동안 마음가짐은 물론이요 몸가짐 하나에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이 같은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위해서는 남편도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조심해야 할 것이다.

임산부는 옆으로 눕지 말고 변두리에 앉지 않으며 설 때도 반듯한 자세로 서야 한다. 또 음식을 먹을 때도 반듯하게 자른 것만 골라서 먹고, 현란한 것은 보지도 않으며 음란한 것은 듣지도 말아야 한다. 이런 것들이 임산부가 태아를 위해 가지는 몸가짐인데, 이를 흔히 태교(胎敎)라 한다. 부녀자의 네 가지 덕에서도 여성다운 덕성과 태도, 아름다운 말씨와 솜씨를 들고 있다. 여자가 이 네가지 덕만 갖추고 있다면 귀한 자녀를 둘수 있다고 한다.

부모의 은덕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의 은혜는 바다와 같이 넓고 깊은 것에 비유된다. 그것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새 생명이 잉태되면서부터 그 어머니가 갖는 마음가짐과 몸가짐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분만의 고통이야말로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산고는 가히 생사의 갈림길이라고까지 부를 지경이니 어머니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지 않은가, 우리들 각자는 어머니의 그런 고통 끝에 태어남을 허락 받은 존재인 것이다.

태교 전문가에 의하면 자연 분만보다 인공 분만이 쉽기는 하지만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한다. 마취에서 오는 피해도 적지 않고 산모가 수술할때 겪게 되는 충격도 태아가 함께 겪게 되어 열등아 출산의 확률이 높다고 한다.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키우면서 들려주는 『은자동아 금자동아』 의 글귀 하나하나를 가슴으로 읽어보자.

 어화세상 벗님네야 이내말씀 들어보오
 천지간에 소중함이 부모밖에 또있는가
 태산보다 높은것이 부모은혜 아니던가
 아버님께 뼈를빌고 어머님께 살을빌려
 잉태하여 열달동안 천신만고 하였어라
 이세상의 모든사람 부모없이 태어났나
 아기날때 겪는고통 생사마저 초월했네
 낳은뒤에 온갖정성 애지중지 보살피며
 진자리와 마른자리 가려주며 키우셨네
 좋은의복 좋은음식 부모자신 마다하고
 입하나니 자식이요 먹이나니 자식이라
 말배울때 예뻐하고 걸음할때 기뻐하네
 업어주고 안아주고 무릎위에 올려놓고
 은을준들 너를사며 금을준들 너를사랴
 하늘에서 내려왔나 땅속에서 솟아났나
 은자동아 금자동아 천지간에 일월동아!
 만첩산중 보육동아 창해바다 진주동아!
 칠보천금 보배동아 채색비단 오색동아!
 수명장수 부귀동아 자손창성 만복동아!
 우리자식 수명이랑 동방삭의 명을타고
 석승이의 복을빌며 항우장사 기운나네
 이태백의 문장빌며 왕희지의 필법빌려
 소진장의 구변닮아 간곳마다 박수로다
 귀히되게 해달라고 삼신님께 빌으셨고
 홍역손님 치를적에 정성으로 치료하고
 천지신명 조화빌려 천만세를 축원하네
 아침나절 오이본듯 저녁나절 가지본듯
 어서어서 자라거라 토실토실 자라거라
 생이지지 하더니만 문일지십 하는구나
 말끝마다 향내나고 글발마다 문장나라
 나라에는 충신동이 부모에는 효자동이
 동기간에 우애동이 일가친척 화목동이
 남의눈에 귀염둥이 동네방네 의리동이
 붕우간에 유신동이 태산같이 굳세거라
 하늘같이 높으거라 바다같이 깊으거라
 불면날까 쥐면깰까 애지중지 기르셨고
 일곱살이 되고나서 좋고좋은 명문학교
 어진스승 찾아가서 사람되게 간청하면
 소학대학 가르쳐서 관례계례 치르면서
 어진배필 짝지어서 백년해로 빌고비네

 부모은혜 갚아낸들 만분지일 갚을소냐
 새벽에는 일찍깨어 문안인사 먼저하고
 즐기시는 온갖음식 정성으로 차려드려
 부모님이 잡수시면 자식마음 기쁨일세
 때늦으면 시장할까 날이차면 추우실까
 오매불망 부모생각 마음편한 날이없네
 부모님의 하고픈일 앞서가서 먼저하고
 부모곁에 항상있어 봉양공대 잊지않네
 평안하게 하는것이 효도중에 으뜸일세
 부모취침 하실적에 이부자리 펴드리고
 온량정도 살펴봐서 춥게말고 덥게말고
 한평생을 하루같이 우리부모 섬겨보세
 입신양명 하게되면 부모님도 칭송되니
 가난함을 근심말고 정성으로 모셔보세
 논에서는 벼를심고 밭에서는 보리심어
 벼는베어 부모봉양 보리베어 우리양식
 뒷산에서 뽕따오고 앞터에서 목화따다
 명주짜서 부모의복 무명옷은 우리차지
 가축들을 잘기르고 물고기를 낚아다가
 만반진수 차려드려 우리부모 섬겨보세
 위험한데 가지마라 부모근심 끝이없네
 주색잡기 멀리하면 부모님이 맘편하고
 처자형제 화목하면 부모님이 기뻐하네
 아무쪼록 효도하여 부모은혜 갚아보세
 부모만일 걱정하면 자식마음 죄송하여
 말씀또한 유순하고 얼굴빛을 온화하게
 공경하고 공대하면 부모감동 하시리라
 우리부모 내가모셔 부자자효 하여보자
 세월또한 유수같아 날로백발 늙어가니
 우리부모 백세후면 효도할곳 전혀없네
 지금효도 못하면은 평생한이 아닐소냐
 부모만일 병환나면 근심하고 걱정하여
 지성으로 보살피면 하느님도감동하리
 불행하여 별세하면 호천망극 어찌할까
 낮과밤은 안먹어도 음식생각 전혀없고
 장례전에 여러날을 먹는음식 죽뿐이다
 장의례를 갖추어서 선영아래 안장할때
 황망중에 정신차려 예법대로 행하여라
 바쁜중에 그릇되면 영원토록 한되리라
 우제졸곡 지내고도 상중내내 애통하니
 굴건제복 벗지말고 밤낮곡성 뿐이로다
 나무실과 안먹는데 술고기를 먹을건가
 소상대상 잠시지나 담제길제 다지낸다
 삼년상을 다보내면 사모할곳 어디든가
 사당에다 신주모셔 없는부모 계신듯이
 아침마다 문안인사 삭망으로 분향하고
 명절마다 차례모셔 조상은덕 추모하고
 기일이면 제사지내 부모생각 끝이없네

※ 이글은 구전(口傳)이나 여기저기에서 모은 자료를 필자가 첨삭가감하여 작성한 것임을 밝혀둔다.

이 노래에서 ‘나라에는 충신동이 부모에는 효자동이, 동기간에 우애동이 일가친척 화목동이’가 눈여겨 볼 구절이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야말로 인륜의 근본이며 자식된 도리이기에 말이다.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가 즐거워하고, 집안이 화목하면 만사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은 나라에 충성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충무공 이순신이다.

충무공은 무예뿐 아니라 문예애도 남다른 조예가 있었으며, 나라에 대한 충성심 못지않게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난중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모친상을 당하여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안고 장례도 치르지 못한 체 금부도사의 성화 같은 독촉으로 다시 백의종군(白衣從軍)하기에 이르렀다. 충무공은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탄식하였다.

"아침 일찍 백의종군을 위해 집을 떠났다. 영구를 그대로 두고 곡(哭)만 하고 길을 떠나게되니 이 일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천지간에 어찌 이 같은 일이 있겠는가, 빨리 죽어버리는 것만 못하구나!"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니 죽고 싶을 따름이라는 그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없이 털어놓은 것이다.

형제간의 우애나 친척간의 화목도 사랑하는 마음에서 두터워지고 정겨워지는 것이다. 형은 동생을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해 주고 동생은 형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가운데 형우제공(兄友弟恭)의 정신이 싹트고 다져진다. 그러고 보면 형제간의 우애가 친척간의 화목으로 이어지고, 친척간의 화목이 이웃간의 협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이웃간의 상부상조는 사회의 질서 의식을 싹틔우는 기틀이 되며, 이러한 질서 의식은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