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과 호감을 주는 교양인의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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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과 호감을 주는 교양인의 화법
  • 보은신문
  • 승인 1999.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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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행(탄부 매화, 보은여중·고 교장)
화술과 인간관계(끝)
화술이란 자기의 의사를 상대에게 전달하고, 상대를 이해·설득·공감시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그 사람의 마음과 인격이 표현되는 것으므로 매력과 호감을 주어야 하고 재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매력과 호감을 주는 그리고, 재치있는 교양인으로서의 화법에는 어떤 표현들이 적절한가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첫째, 상대방의 자존심을 손상시키지 않는 재치가 필요합니다. ‘뚱뚱한 몸매’로 늘 고심하고 있는 여인에게 상대의 입장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채 ‘뚱보 아줌마’라고 말했다면 상대방은 사실과는 관계 없이 매우 기분이 상할 것입니다. 독일의 극작가 몰리에르는 그의 희극에서 다음과 같이 재치있는 표현을 하고 있어 소개합니다.

못생긴 여인을 표현함에 있어 ‘자연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비대한 뚱보에게는 ‘자세에 무게가 있어 좋다’ 그리고 얼굴이 너무 검어 보기 싫은 여인에게도 ‘밀빛이어서 건강미가 흐른다’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체격이 너무 크면 ‘마치 여신과 같다’몸이 너무 작으면 ‘신의 묘기를 축소시켜 보는 듯하다’고 표현합니다. 매사는 이처럼 꼭같은 내용이라도 말의 표현에 따라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고 기분 좋게 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상대의 결점을 말해야만 할 때라도 먼저 그의 장점을 찾아 말한 후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고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어느 학부모님의 전해준 이야기 한 토막을 소개하겠습니다. 어느 학부모님이 담임선생님을 식사에 초대하기로 하고 학교에 갔다가 화가 치밀어 그냥 돌아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선생님과의 첫 대면에 별로 할 이야기도 없고 하여 이미 알고 있는 자기 아드님의 성적에 대해 물어 보았답니다.

그 때 담임선생님의 말씀. “그 아이의 성적이 아주 나쁩니다. 60명 중 59등입니다.” 자녀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인데도 어머니는 기분이 나빴던 것입니다. “알았습니다” 한마디를 남겨 두고 가버리더랍니다. 이 말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보면 어떨까요? “그 학생은 매우 성실하고 인간성이 있습니다만 교과 성직은 좋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60명 중 59등을 했네요.” 일단은 상대방의 좋은점을 찾아 먼저 말하고 난 후에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셋째, 대화는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해야 합니다. 개인주의의 기수라고 일컫는 미국의 심리학자 웨인 다이어 박자가 쓴 『오류 투성이의 인간』 중 “지렁이의 교훈”이라는 서두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유명한 강사가 수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강의를 하는데 이날의 주제가 「술은 건강에 해롭다. 술을 많이 먹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좀더 확실한 믿음을 주기 위해 강사께서는 실험까지 해 보였습니다.

두 개의 커다란 유리 시험관을 놓고 한쪽에는 맹물을 다른 한쪽에는 술, 즉 알콜의 원액을 집어 넣었습니다. 그리고는 살아있는 지렁이를 물이 있는 시험관에 넣었습니다. 물론 지렁이는 신나게 헤엄을 쳤습니다. 이번에는 그 지렁이를 건져서 알콜이 들어있는 시험관에 넣었습니다. 지렁이는 몸부림을 치더니 녹아버렸습니다. 이 때 강사는 청중을 향해 질문을 했습니다.

“지렁이가 술 속에서 녹는 것을 보고 여러분은 무엇을 느꼈습니까?” 그 때 술꾼 한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술을 많이 먹으면 기생충이 싹 녹아버립니다” 이처럼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만은 아닌 것이 대화의 속성입니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끝으로, 우리말 중 가장 아름다운 말 하나를 소개하면서 글을 맺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단어입니다. 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에는 나를 위해준, 나를 돌봐준, 나에게 베푼 선의에 보답하려는 마음의 모두가 배어 있는 단어입니다. 그리고 이런 감사한 마음의 표시는 반드시 소리내어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마음속에만 묻어 두고 표현하지 아니하면 무감각하져 어떤 고마운 베품을 받아도 당연한 일로 지나쳐 버리게 되어 예의 없는 인간, 고마움을 모르는 인간으로 전락하여 남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불쾌한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관계는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성패는 곧 인생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그리고 훌륭한 화술이야말로 나를 그리고 우리를 교양인으로 성장시켜 줄 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드는 평화의 열쇠라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됩니다. 대화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며, 화술이야말로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테크닉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다 같이 인간다운 대화, 교양인으로서의 대화를 위해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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